[사설] 안보가 더 걱정이다

입력 2019.09.11 03:18
북한이 10일 또 단거리 발사체 2발을 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9월 하순 미국과 토의할 용의가 있다. 새 계산법을 갖고 오라"고 한 지 7시간 만이다. 다음 협상에서 선(先) 제재 해제 등을 들어달라는 것이다. 북은 열흘 전만 해도 미국의 대화 요청을 묵살했다. 그런데 미 국무장관이 8일 "김정은이 협상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트럼프를 거론하며 경고하자 곧바로 '대화 용의가 있다'고 반응했다. 트럼프를 이용하는 기회는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국내 정치 혼란에 가려져 있지만 최근 한반도 정세는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미국에선 '한·일 핵무장론'부터 '주한 미군 감축 재검토'까지 나오고 있다. 미 대북 특별대표는 '완전한 북 비핵화와 교환해 주한 미군을 감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과는 매우 떨어져 있다"면서도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 때 사용 가능한 많은 전략적 재검토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주한 미군을 북핵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언급이다. 우리 안보의 기축을 흔드는 문제이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재선에 온 정신이 팔려 있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가짜 비핵화가 만나면 어떤 재앙적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어정쩡하고 불완전한 '비핵화'와 주한 미군이 거래될 수도 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굳건한 한·미 동맹이다. 그러나 미 국무부 전 차관대행은 지소미아 파기 후 '한·미 동맹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청와대 안보실 차장에 대해 "대중에 영합하는 충동적 조치를 안보를 위한 결정으로 포장하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런 미국의 문재인 정권 비판에 대해 문 대통령 특보는 "남북 관계에 가장 큰 장애물은 유엔군사령부" "미국 대사관 앞에서 데모해야 (미국이) 바뀐다"고 한다. 안보가 더 걱정이다.


조선일보 A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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