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가짜 뉴스'로 모는 여권… 靑관계자 "보수언론이 가짜뉴스 퍼뜨려"

김민우 기자
입력 2019.08.25 17:38 수정 2019.08.25 22:36
조국이 '가짜뉴스'라고 발언한 이후 민주당 등 집중 공세
조 후보자 딸·재단·부동산·펀드 의혹은 구체적 해명 안해

여권에서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입시 및 부동산·펀드 투기 등 의혹 제기를 '가짜뉴스'로 몰아붙이는 발언들이 잇따르고 있다. 조 후보자 본인부터 자신과 가족들을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의혹을 대부분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며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해명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다. 25일엔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보수언론들이 조국 후보자와 관련해 허위보도를 하고 있다"고 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인 지난 5월 10일 삼청동의 한 식당에서 식사한 직후의 모습.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뒤따라 걷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0대 여론이 안 좋은 것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언론들이 가짜뉴스와 일부 사실을 결합해 의혹을 확산시킨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갈 때마다 정권 핵심부에서 꺼내들곤 하는 '언론 탓'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 여론의 문제는 (조국 후보자와 관련해) 분명 메이저 언론을 포함해 허위 사실을 보도하고 있는 데 있다"며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허위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언론과 한국당에서는)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과장 또는 왜곡 뉴스를 통해 민심이 안 좋으니 조 후보자를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한국기자협회 등과 접촉해 오는 27일 '국민청문회'를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의혹을 언론에서 대부분 제기했으니 그것을 보도한 언론이 검증하는 것이 적합한 방법이라고 (민주)당에서 판단한 것"이라며 "여러 방식 중 하나일 것"이라고도 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를 '가짜뉴스'라고 비판하는 현상은 더불어민주당에서 확산해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정책조정회의 모두 발언에서 "자유한국당은 해야 할 청문회는 안하면서 가짜뉴스 생산 공장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면서 "아니면 말기 식의 의혹을 부풀리고 과장해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가족에 대한 인권 살해에 가까운 비방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일부 언론이 일방적인 비방을 '팩트 체크', '크로스 체크'도 하지 않은 채 잘못된 내용을 확대 재생산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점도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언론도 이런 식의 잘못된, 광기어린 가짜 뉴스의 유포는 조금 자정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25일 논평에서 "한국당이 어제, 석 달 만에 다시 장외로 뛰쳐나가 정부 여당에 대한 온갖 악담과 저주, 가짜뉴스를 늘어놨다"며 "특히 '조국 반대 집회'라고 해도 좋을 만큼 모든 주장은 '기승전 조국'으로 수렴됐다"고 했다. 김한정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조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사상 유례없는 인신공격이 벌어지고 있다"며 "사실 왜곡과 '아니면 그만'식의 가짜뉴스가 난무해 저도 어지러울 지경"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조 후보자 딸이 고교 시절 학부모였던 단국대 의대 교수 밑에서 2주 인턴을 하고 국제적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과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1과목만 수강하면서 1년간 800만원의 장학금을 받은 것, 곧이어 진학한 부산대 의전원에서 2차례 낙제하고도 6학기 연속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은 것 등에 대해선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 민주당에선 조 후보자의 가족들이 출자한 사모펀드 투자에 대해 "시장경제에 좋은 것"이라고 말하거나, 웅동학원의 100억원대 채권 환수를 노린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조 후보자 동생 부부의 위장이혼 가능성에 대해 "우리 형도 이혼했다" 등 '팩트'와는 동떨어진 발언을 내놓아 사안의 본질을 비켜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 후보자 본인과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쏟아지는 각종 의혹에 최소한으로 답변하거나, 두루뭉술하게 답변한 뒤 아예 침묵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검증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후보자는 자신을 향해 의혹이 쏟아지자 '가짜 뉴스'라는 말을 직접 언급했었다. 조 후보자는 지난 21일 출근길에 딸의 대학·대학원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 "딸이 부정 입학을 했다는 의혹은 명백한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여지껏 자신의 딸과 관련한 의혹들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백하게 해명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했을 뿐이다. 그러면서도 25일엔 갑자기 "안이한 아버지였다. 국민에게 송구하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가짜뉴스'라면서 사과하는, 앞뒤가 맞지 않는 태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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