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류현진' 쟁탈전? 한화-롯데, 끝모를 꼴찌 싸움

OSEN
입력 2019.08.24 06:12

2020년 신인 드래프트를 코앞에 둔 고교야구 현장에서 2학년 투수가 화제다. 스카우트들은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의 계보를 잇는 왼손 거물이 나왔다”고 입을 모은다. 강릉고 좌완 에이스 김진욱(17)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21년 드래프트 대상자이지만, 눈에 띄는 성장세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년 사이에 구속이 급상승하며 140km대 초중반 강속구 투수로 거듭났다. 스피드뿐만 아니라 볼끝, 제구력도 탈고교급 평가를 받으며 스카우트진을 매료시켰다. 내년에는 150km를 가뿐히 던질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고교대회 18경기에 등판한 김진욱은 9승1패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 중이다. 76⅔이닝 동안 삼진 111개를 뺏어냈다. 9이닝당 탈삼진 12.97개. 볼넷은 15개에 불과하고, WHIP(0.87) 피안타율(.197) 모두 2학년답지 않게 압도적이다. 지난달 청룡기에서 감투상을 받으며 존재감을 제대로 알렸다. 

김진욱이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전학생 신분으로 2021년 1차 지명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원 출신 김진욱은 강릉고로 전학을 갔다. 김진욱이 나올 2021년 신인 2차 드래프트는 올 시즌 성적 역순에 따라 우선 지명권을 갖는다. 즉, 올해 10위 꼴찌 팀이 김진욱을 2차 전체 1순위로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한화와 롯데가 전반기부터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며 치열한(?) 꼴찌 싸움을 벌이고 있다. 23일까지 9위 한화(44승73패)가 10위 롯데(42승72패3무)에 겨우 반경기 차이로 앞서있다. 최근 한화가 3연패, 롯데가 6연패에 빠지며 본의 아니게 ‘김진욱 쟁탈전’을 벌이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프로 세계에서 일부러 꼴찌를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하지만 일부에선 ‘어차피 가을야구를 가지 못한다면 9위보다 10위가 낫다’는 주장을 한다. 꼴찌의 창피함을 잠시나마 감수하고 10년을 책임질 대형 선수를 데려오는 게 장기적으로 보면 득. 십년대계를 바라보는 구단 프런트 입장에선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생각이다. 

그러나 현장에선 ‘꼴찌’ 타이틀이 부담스럽다. 한 관계자는 “아무리 그래도 꼴찌는 쉽게 감당하기 힘들다”며 “요즘 시대에 신인 한 명 때문에 꼴찌를 감수할 구단이나 감독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장 지도자는 “고교생에겐 남은 1년이란 시간은 길다. 어린 나이에는 하루하루 성장 속도가 다르다. 지금 잘하는 선수가 무조건 1순위가 되는 건 아니다”며 벌써부터 1년 후를 생각해서 꼴찌를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특급 신인의 가세는 굉장한 전력 상승임에 분명하다. 지난 2016~2017년 꼴찌였던 KT는 그 대가로 2018~2019년 2차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각각 강백호와 이대은을 뽑았다. 첫 해부터 신인왕을 차지한 강백호는 중심타자로 성장했고, 해외파 출신 이대은도 올해 마무리로 활약 중이다. 꼴찌 대가로 얻은 두 선수가 지금 투타 중심으로 KT의 창단 첫 5강 싸움을 이끌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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