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프랜차이즈 미용실 대신… 일대일 맞춤형 인기

이영빈 기자
입력 2019.08.24 03:00

[아무튼, 주말]
소규모 미용실로 향하는 사람들

서울 성북구에 있는 의자 4개뿐인 작은 미용실. ‘커트’에 특화된 미용실로 유명해 전국에서 손님이 찾아온다. 가격, 서비스 등을 이유로 작은 미용실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 전강하 제공

직장인 하장주(32)씨는 헤어 스타일에 관심이 많다. 머리를 잘라야 할 때는 집에서 10㎞ 떨어진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미용실로 간다. 최근 직장 동료를 통해 알게 된 이 미용실은 크거나 유명한 곳이 아니지만, 20년 내공 유학파 원장이 운영한다. 하씨는 지난 3년간 대형 미용실을 다녔다. 원하는 디자이너는 예약하기 어렵고, 가격도 비싸서 불만족스러웠다. 하씨는 "지금 다니는 곳은 '동네 미용실'이지만 직모인 내 머리를 잘 알아서 설명이 필요 없다"고 했다.

최근 소규모 미용실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작지만 실력을 갖춘 실속파 미용실로 향하고 있다. 지난 2~3년간은 프랜차이즈 미용실이 성업했지만, 서비스와 차별성 등을 이유로 3명 이하가 운영하는 소규모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는 사람이 많아졌다. 미용실 예약 앱 '카카오헤어샵'에 등록된 미용실당 디자이너 수는 2017년 약 2.9명(2952곳 8490명)에서 지난 7월 기준 2.5명(5169곳 1만3300명)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3명 이하의 소규모 미용실이 느는 추세"라며 "맞춤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많아지며 작은 미용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가 소규모 미용실의 매력 중 하나다.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백모(28)씨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2인 미용실에서 3개월마다 파마한다. 1년 전까지는 프랜차이즈 대형 미용실을 이용했는데, 디자이너 대신 수습생이 파마 롤을 말아서 불만이 생겼다. 백씨는 "보통 2~3일 전에 예약하는데, 3시간 작업하는 동안 디자이너가 내 머리 손질을 맡는 시간은 30분 정도밖에 안 됐다"고 했다. 지금 다니는 미용실은 모든 과정을 한 미용사가 도맡아 하고, 머리 관리 등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대형 미용실에서 10년간 근무했다는 미용사는 "손님이 몰리면 집중 관리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불만을 말하지 않을 것 같은 손님은 상대적으로 덜 신경 쓰게 된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도 한몫한다. 2017년 한국소비자원이 시장점유율 상위 5개 프랜차이즈 미용실을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가격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 중 3.04점으로 가장 낮았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형 미용실은 '커트' 한 번에 최소 2만원. 파마는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반면 작은 미용실은 대체로 커트 한 번에 1만원대 초반이다. 강남 대형 미용실을 다니다 집 앞 작은 미용실로 옮겼다는 한 20대 여성은 "파마 전 디자이너와 상의해 가격을 조정할 수도 있다"며 "단골이 되면 흥정뿐 아니라 두피 관리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비싼 가격을 감수하는 남성을 위한 고급 '바버숍'도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머리만 자르는 데 3만원, 더 비싼 곳도 많다. 모든 과정이 가위만으로 이뤄진다. 이른바 '바리캉'을 쓰지 않고 뒷목부터 구레나룻으로 이어지는 헤어라인을 정리한다. 이어 헤어 트리트먼트에 깔끔한 면도까지 총 1시간가량 걸린다. 경기 부천시에서 1인 바버숍을 운영하는 디자이너는 "20분 만에 머리까지 말려주는 대형 미용실과 차별점을 둔 것"이라며 "매일 예약이 가득 차서 많을 때는 하루 10명까지 받는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소규모 창업이 가능해진 계기로 소셜미디어와 미용실 예약·결제 O2O(Online to Offline) 앱 등장을 꼽는다. 전문성을 요구하는 고객이 많아지는 만큼 커트, 펌 등 하나에 집중하며 수익을 남길 수 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작은 미용실로 연봉 1억을 벌다'의 저자 전강하(45) 미용장은 "미용실은 소문을 타기 어렵기 때문에 상권과 프랜차이즈 미용실의 이름값이 가장 중요했는데, 지금은 공격적 홍보가 가능해졌다"며 "'커트 전문' 또는 '열펌 전문' 등 다양한 홍보로 고객 유치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조선일보 B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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