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학재단 재산 빼먹기 공모 의혹도 수사해야 한다

입력 2019.08.22 03:20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운영해 온 웅동학원은 1995년과 1998년 중학교 공사비라며 은행에서 35억원을 빌렸다. 그런데 이 35억원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공사비는 16억원 정도인데 웅동학원은 돈을 갚지 않았다. 조씨 동생은 이에 대해 "건축비만 50억원 넘게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학교 건물 감정 평가액은 현 시세로도 20억원 정도라고 한다. "대출금이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는 웅동학원 내부 관계자 증언도 나왔다. 그 시점은 조씨가 미국 유학에서 귀국해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구입한 때다. 만약 건축비가 아니라 일부 개인적 용도로 쓴 것이라면 범죄다. 검찰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이 의혹은 조씨 가족이 부친의 채무는 없애고 공사비 채권은 받아내는 작전의 과정에서 벌인 소송 및 '위장 이혼' 의혹과 연계돼 있다. 부친이 수십억 빚만 남기고 사망하자 '한정 상속'을 신청해 빚을 모두 면제받았다. 그런 한편 조씨 동생은 부친과 자신 등이 운영했던 건설회사 대표로서 부친 소유였던 웅동학원을 상대로 공사비 채권을 받아내기 위한 소송을 냈다. 가족끼리 짜고 친 소송이다.

조씨 가족은 아버지 빚을 면제받기 위한 소송에선 변호사 4명을 고용해 승소한 반면 동생이 낸 소송에 대해선 변론을 하지 않아 일부러 져줬다. 현재 가치로 128억원에 이르는 사학재단 자산을 동생에게 넘겨주려는 가족의 공모와 소송 사기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강제 집행 면탈죄나 사기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범죄다.

조씨 동생이 법적으로 이혼한 것은 연대보증 책임이 없는 아내를 통해 사학재단 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 이혼했다는 전처는 "실제 이혼을 했다"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이혼한 지 4년 만에 사망한 부친의 묘비에 전처 이름이 며느리로 새겨져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상식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조씨 동생은 이혼한 지 10년 된 전처 소유 채권의 처분권이 자신에게 있는 양 "모두 내놓겠다"고 했다. 말이 되는가. 누가 봐도 위장 이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 역시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

조씨 딸은 고교 2학년 때 2주간 단국대 의대에서 인턴을 하면서 병리학 논문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고교생 신분을 숨기고 '대학 연구원'으로 기재해 논문 검증을 통과했고 이 경력을 대학 입시 때 자기소개서에 넣었다고 한다. 저자 신분 위장은 연구비를 대준 정부와 연구를 검증한 단국대를 속인 것이고, 나아가 대학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대학 입시 업무를 방해한 것이다. 단국대가 진상 조사에 들어갔고 대한의사협회는 논문 지도교수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해당 교수는 조씨 아내의 부탁을 받았다고 한다. 조씨는 딸 입학과 관련된 문제를 "가짜 뉴스"라고 했다. 그렇다면 검찰이 수사로 가려야 한다.

조씨는 각종 의혹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밝히겠다"며 "당장 내일이라도 청문회를 열어 달라"고 했다. "성찰의 기회로 삼겠다"고도 했다. 청문회 당일 하루만 적당히 넘기면 된다는 계산일 것이다. 그러나 조씨 문제는 이제 국회가 아닌 사법 당국을 통해 사실 관계를 가려야 할 단계로 넘어갔다.



조선일보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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