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가볼까?' 민변 한마디에… 특별회비 20억 들어왔다

김은중 기자 서유근 기자
입력 2019.08.21 03:00

사무실 이전위해 작년 따로 걷어… 회원 1200명이 평균 166만원 낸 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해 사무실 이전에 사용할 명목으로 회원들로부터 특별회비를 모았다. 현재 민변 소속 회원 수는 1200명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작년 한 해 동안에만 20억원 가까운 돈이 모였다고 한다. 회원들이 회비를 다 똑같이 냈다고 가정했을 때 1인당 166만원을 낸 셈이다. 어려운 변호사 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상당한 액수다. 현 정권 들어 민변 출신들이 사법부를 비롯한 핵심 요직을 차지하면서 '민변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변이 지난달 공개한 '2018년 사업수지 결산서' 등에 따르면 총 회비 수입은 30억5266만원으로, 이 중 약 20억원은 사무실 이전을 위한 특별회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변 회비는 일반회비와 특별회비 수입으로 나뉜다. 일반회비는 소속 회원들이 매월 내는 회비이고, 특별회비는 특정한 사업 등을 진행하기 위해 따로 걷는 회비를 말한다. 일반회비는 2017년과 큰 차이가 없는데 특별회비로 20억원을 모은 것이다. 민변이 이처럼 대규모로 특별회비를 모금한 것은 드문 일이다.

민변은 현재 서울 서초동 대덕빌딩 2층을 임차해 쓰고 있다. 이곳을 사용하는 대가로 한 해 1억원 가까운 임차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한다. 한 해 예산 10억여원 중 1억원을 임차료로 지출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새로 건물을 짓거나 사기 위해 기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전할 부지나 입주할 건물, 매입·임대 방식 등은 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20억원 가까운 돈을 모았다.

회원들의 이런 적극적인 참여에는 민변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뒤로 현 정권에서 민변 출신들을 우대하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법조계에선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임명된 김선수 대법관, 지난해 9월 임명된 이석태 헌법재판관은 민변 회장 출신이다. 이들 외에도 민변 출신들은 법무부와 각종 위원회 등 핵심 보직을 줄줄이 꿰찼다. 한 변호사는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민변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하면 언젠가 한자리 받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특별회비를 낸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민변 출신들이 잘나가면서 사건 수임이 늘어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변 수입이 늘어나면서 씀씀이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지부 사업에 사용한 비용은 2017년보다 60% 이상 증가했고, 인건비(15%), 위원회 사업(23%)에도 2017년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A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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