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대강 보 철거 더 검토", 탈원전도 그렇게 하라

입력 2019.08.21 03:19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본지 인터뷰에서 4대강 보 처리와 관련해 "선(先)계획, 후(後)조치가 돼야 하는데 (필요한 계획을 세우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하위 계획까지 다 수립하려면 최소 4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앞서 올 2월 환경부 산하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가 금강·영산강의 세종보·공주보·죽산보 해체 제안을 발표하면서 한강·낙동강 11개 보 처리 방안도 올 연말까지 내놓겠다고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다. 조 장관 말은 이번 정권 동안 보 철거를 강행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환경부 장관이 자기 판단만으로 한 얘기는 아닐 것이다. 두 달 전 민주당 대표도 "(보 해체 여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보 해체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홍수기와 갈수기의 유량 차이가 최대 300배(금강)~680배(영산강)나 된다. 이 때문에 제방을 쌓아 홍수를 막고 댐을 지어 가뭄에 대비하는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을 깊게 파고 보를 쌓은 것도 그런 취약 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4대강 반대론자들은 모래톱을 재생시키자는 식의 감성적 주장만 갖고 보 해체를 주장해왔고 정부가 맞장구를 쳤다. 과거 홍수 때 강 주변이 초토화되고 가뭄에는 강이 도랑처럼 변하던 것을 기억한다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주장이다. 워낙 터무니없다 보니 보 철거 용역에 어느 기업·연구소도 응하지 않았다.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만들어 놓은 국가 시설물을 전 정권 것이라고 또 세금을 들여 파괴한다니 제 정신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4대강 보 해체만 아니라 탈원전 역시 계획 없이 덜컥 내놨던 정책이다.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은 취임 후 40여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국가 에너지 수급과 경제 전반에 몰고 올 충격에 대해 거의 검토 없이 선언부터 하고 봤다. 탈원전도 보류해 월성 1호기는 다시 가동하고 신규 원전 건설을 재개하면서 면밀한 재검토를 하겠다고 밝히는 걸 주저할 이유가 없다.


조선일보 A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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