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수상한 장학금, 지도교수는 영전… 野 "정유라 사건 닮은꼴"

최연진 기자 김정환 기자 표태준 기자
입력 2019.08.20 03:00

[조국 의혹 확산]
다른 장학생 6명은 모두 학교 추천, 조국 딸만 지도교수가 지명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성적 부진으로 두 차례 유급을 당하고도 지도교수로부터 6학기 연속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황제 장학금'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과거 조 후보자는 대학의 장학금 지급 기준을 '경제 상태'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조씨는 그럼 돈이 없어서 장학금을 받았느냐" "가장 전형적인 '내로남불' 사례" 등 비판이 잇따랐다.

◇조씨만 여섯 번 받은 '의문의 장학금'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 낙제하고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19일 드러났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에 들어서서 취재진에게 "저의 현재 가족 등에 대한 의혹 제기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부산대 의전원에서 받은 '2015~2019년 유급자·장학금 현황'에 따르면 조씨는 입학 직후인 2015년 1학기 성적 미달로 유급됐다. 이에 따라 조씨는 1학년 1학기를 다시 다니기 위해 2016년 1학기에 복학했다.

그런데 조씨는 이때부터 2018년 2학기까지 6학기 연속으로 200만원씩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장학금을 준 곳은 '소천장학회'로 조씨의 지도교수인 A교수가 집안 경조사 부조금 등을 모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마지막으로 장학금을 받은 2018년 2학기에도 한 과목을 낙제해 유급됐다.

조씨가 받은 장학금 금액과 횟수는 다른 학생들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A교수는 2015년부터 7명의 제자에게 12차례에 걸쳐 총 2000만원의 장학금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를 제외한 학생들은 2015년에 한 차례씩만 장학금을 받았다. 150만원씩 4명, 100만원씩 2명이다. 그런데 2016년부터는 조씨 홀로 여섯 차례 연속 장학금을 받았다. 액수도 이전보다 올라간 200만원씩이었다. 조씨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은 모두 시험 성적이 높은 우등생들로 학교 측이 주는 '공식 성적우수장학금'을 2~6차례 받은 경력이 있었다. 이들은 또 학교 측 추천을 거쳐 대상자가 됐지만, 조씨는 그런 절차 없이 장학회 측에서 직접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의전원 학생들은 조씨의 6학기 연속 장학금 수령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 학교 한 재학생은 "한 사람이 장학금을 연달아서 여러 번 받는 것은 처음 본다"며 "조씨는 일반적인 장학금 기준인 '성적'이나 '가정 형편' 가운데 어느 쪽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A교수 측은 입장문을 내고 "성적이나 가정 형편 등 통상적 기준에 따라 선정되는 장학금이 아니라 학업을 독려·격려하기 위한 면학(勉學) 장학금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곽 의원은 "도덕적 해이를 넘어 다른 학생의 장학금을 뺏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조 후보자, 과거 "경제 상태 중심으로 장학금 줘야"

두 차례 낙제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2016~2018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수령한 내역.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실
조씨의 장학금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조 후보자의 과거 소셜미디어 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조 후보자는 2012년 4월 트위터에 '장학금 지급 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 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고 썼다. 조 후보자는 2017년 초 '국정 농단' 사태가 벌어졌을 때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능력 없으면 니네(너희)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고 쓴 글을 인용하면서 "바로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철학이었다"고 비판했다. 당시 정유라씨는 정권 비선 실세로 통했던 최순실씨 영향력으로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하고 출석도 거의 안 하면서 좋은 학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모녀가 함께 거센 비난을 받았었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조 후보자 가족은 56억원대 재산이 있는데 조씨는 왜 장학금을 받았느냐" "조 후보자 딸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특혜를 받았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A교수, 올해 부산의료원장 취임… 법조계 '뇌물죄 적용 가능성'

야당은 조씨의 석연치 않은 장학금 수령과 A교수의 부산의료원장 취임 간에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A교수는 올해 6월 부산의료원장에 임명됐다. 임명권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오거돈 부산시장이다. 법조계에서는 원칙 없이 특정인에게 집중적으로 현금(장학금)을 건넨 경우 뇌물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정욱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는 "조 후보자가 2017년 민정수석이 되기 전에 준 장학금도 포괄적으로 모두 뇌물이 될 수 있다"며 "조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나면 '제2의 정유라 사건'과 다름없다"고 했다. 한 현직 부장판사도 "민정수석이던 조 후보자가 A교수의 의료원장 임명에 입김을 불어넣었다는 게 입증된다면 '제삼자 뇌물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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