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시위 멈추자"는 홍콩 최고 재벌 광고... 中네티즌 "속뜻은 자치보장?"

윤민혁 기자
입력 2019.08.19 10:32
송환법 철회를 주장하는 홍콩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91) 청쿵그룹의 창립자가 낸 신문 광고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광고에는 "폭력 시위를 멈추자"는 문구가 쓰여있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리카싱 창립자의 속뜻은 "홍콩 자치를 보장하라"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리카싱이 홍콩 매체에 실은 광고. /트위터 캡처
지난 16일(현지 시각) 리카싱은 문회보와 대공보(大公報) 등 친중 성향 홍콩 매체에 폭력 시위를 규탄하는 듯한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 하얀 바탕의 광고 정 중앙엔 폭력 금지 표시가 위치했다.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는 ‘최선의 의도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 ‘중국을 사랑하고 홍콩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한다’, ‘자신에 대한 사랑을 담아 화를 누그러뜨리자’, ‘자유를 사랑하고 관용을 사랑하고 법을 사랑한다’고 썼다.

광고 내용만으로는 폭력 시위를 멈추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홍콩 재계는 지난 6월 홍콩 시위가 본격화한 후 침묵을 지켜왔다. 이 때문에 그동안 홍콩 재계가 암묵적으로 시위대를 지지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최고 재벌이자 원로인 리카싱이 폭력 시위를 비판하는 듯한 광고를 내자 "홍콩 재계도 중국 정부 입장을 지지한다"는 평가가 따랐다.

하지만, 중화권 네티즌들은 이 광고에 숨겨진 뜻은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방에 위치한 문구 끝 글자만 따서 보면 "책임은 국가에 있다. 홍콩의 자치를 보장하라(因果由國 容港治己)"는 속뜻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광고의 글자 수가 중국의 역린(逆鱗)인 천안문 사태를 의미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광고의 첫줄은 4글자, 둘째줄은 6글자, 아래쪽 첫줄은 8글자, 마지막줄은 9글자여서, 천안문 사태가 벌어진 1989년 6월 4일을 뜻한다는 분석이다.

네티즌이 분석한 광고의 속뜻이 리카싱의 의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SNS(소셜네트워크) ‘웨이보’는 이 광고를 차단했다고 한다.

한편 지난 18일 열린 홍콩 범민주 진영 시위에는 폭우 속에서도 170만명(주최측 추산)의 시민이 운집했다. 시위는 경찰과 격렬한 충돌 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외신들은 중국의 직접 개입 명문을 주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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