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엔보고서 '北 해킹 최다 피해국은 韓' 정부는 피해 공개하라

입력 2019.08.14 03:18
북한이 2015년 말부터 35건의 국제 해킹으로 20억달러(2조4400억원)를 탈취했으며 그중 한국이 10건의 피해를 봤다고 유엔 대북제재위가 전문가 보고서에서 밝혔다. 한국의 전체 피해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킹을 당한 17개국 중 한국이 최다 피해국이라고 한다. 한국 10건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1~2건씩이었다. 한국 피해만 수억달러일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암호 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2017~2018년 최소 4건의 북 공격으로 6500만달러(794억원)를 털렸다. "북 해커들이 한국 암호 화폐 거래소를 목표로 삼고 반복해서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암호 화폐 거래소인 '유빗'도 2017년 170억원대의 해킹 피해를 갚지 못하고 파산했는데 그 범인이 북한으로 알려졌다. 북은 국내 거래소가 직원들을 수시로 뽑는다는 점을 노려 입사지원서를 위장한 해킹 메일을 뿌렸다. 국내 현금도 타깃이다. 경찰청은 2017년 "북 해커가 63대의 ATM(현금지급기) 암호망을 뚫어 23만8073명의 금융 정보를 빼낸 뒤 현금 1억264만원을 빼돌렸다"고 했다.

북이 해킹을 본격화한 2017년은 유엔 대북 제재로 북 수출이 막힌 시점이었다. 사이버 범죄를 새로운 돈줄로 삼은 것이다. 특히 대남 공작 부서인 정찰총국이 해킹에 앞장섰다. 그런데도 정부는 북 해킹에 관해 제대로 알린 적이 없다. 국정원이 간혹 국회에 "북이 암호 화폐 해킹으로 200억~300억원을 챙겼다"고 보고한 게 전부다. 대북제재위 보고서의 피해 규모와는 차이가 크다. 국민이 큰 피해를 보았고 앞으로 더한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김정은이 화낼까 봐 침묵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한국 해킹 피해 10건의 내용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 우리나라, 우리 국민이 입은 피해를 왜 우리 정부가 아닌 국제기관을 통해 알아야 하나.
조선일보 A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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