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얼굴보겠다"…첫 재판 방청권 얻으려, 전국에서 몰렸다

제주=박소정 기자
입력 2019.08.12 10:17
‘前남편 살인’ 고유정 첫 재판 방청 위해 줄 선 시민들
제주지법 사상 처음으로 ‘방청권’ 선착순 배부
새벽 5시 30분부터 줄서고, 전북 군산서 날아온 시민까지
시민 90명 왔지만 좌석 34개뿐…"아침밥도 걸렀는데"

12일 오전 8시 제주시 제주지방법원 현관 앞.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고유정 재판’의 방청권을 받기 위해 우산을 쓴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전(前)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은 처음으로 법정에 선다.

법원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재판인 만큼 법정 질서 유지를 위해 고유정의 재판을 방청권 소지자만 볼 수 있도록 했다. 제주지법 사상 처음으로 방청권을 일반 시민에게 선착순으로 배부하기로 했다.

12일 시민들이 방청권을 배부받기 위해 재판장 앞에 줄 서 있다. /박소정 기자
법원이 방청권을 선착순으로 나눠주기로 하면서, 시민들은 꼭두새벽부터 법원에 나와 줄을 섰다. 제주 화북동에서 온 주부 김혜민(39)씨는 이날 새벽 5시 30분에 도착해 1등으로 줄을 섰다. 김씨는 "사건 초기부터 제주 맘카페 등을 통해 집회를 열고 안내할 정도로 관심이 컸다"며 "고유정이 새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뉴스를 보고, 한 사람이라도 더 동참해서 분노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공판에 참여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전 6시 40분쯤 5번째로 줄을 선 로스쿨 준비생 이모(28)씨는 "가슴이 아프면서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은 사건"이라며 "법 쪽 공부를 하고 있는 만큼,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리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고 했다.

재판을 보기 위해 육지에서 건너온 시민도 있었다. 전북 군산에서 온 최선희(41)씨는 "재판을 보기 위해 남편과 어제 오후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다"며 "고인의 머리털 하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유족이 너무 마음 아플 것 같아 조금이나마 함께 하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시민들이 고유정 재판 방청권을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뉴시스
방청권이 발부되기 직전인 이날 오전 8시 50분쯤 법원 앞에 선 인원은 90여명. 그러나 시민에게 배정된 좌석은 단 34석 뿐이었다. 추가로 10명에게는 입석 방청이 허용됐다. 방청권 인원수에 들지 못한 시민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긴 시간 기다리고도 방청권을 받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한 시민은 "당초에 일반인에게 몇 석 배부된다고 못 박아두면 좋지 않냐"며 "오늘 법정에 못 들어가면 민원실 가서 이의 제기할 거다"라고 외쳤다.

제주 오라동에 사는 이승주(60)씨도 이날 오전 7시부터 줄을 섰지만 방청권을 받지 못했다. 이씨는 "직원들이 미리 나와서 입장 가능한 인원수를 제외하고 돌려보내면 좋을 것을 다리도 아프고 아침밥도 걸렀는데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토로했다. 법원 직원들은 "죄송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며 사과했다.

12일 오전 8시 제주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방청권 추첨을 기다리고 있다. /박소정 기자
이날 고유정은 우발적 사실을 주장하며, 계획범죄 입증을 자신하는 검찰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고씨는 지난 5월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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