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 학부모 “내아들은 대견하고 남아이는 특권이냐...김승환 교육감 이중성에 분노”

임수정 기자
입력 2019.07.22 16:50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한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근 자립형사립고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전북 상산고 한 학부모가 "내 아들은 대견하고 남 아이는 특권이라는 것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 학부모는 장문의 편지 한통을 상산고 총동창회에 보내왔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연합뉴스
상산고 총동창회 22일 학부모 이모씨가 보내온 편지를 공개했다. 이씨는 편지에서 "지난 주말 교육감이 어느 언론에 (아들 해외유학과 관련해) ‘해명할 가치도 없다’고 해명한 기사를 봤다"며 "그날 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몇 자 적게 됐다"고 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지난 19일 뉴스1과 전화 인터뷰에서 ‘아들이 고액 사립교육기관 B칼리지를 나와 케임브리지대에 진학했다’는 보도에 대해 "굳이 해명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해당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뛰어난 영어실력 덕분에 별도의 어학코스를 밟지 않고 B칼리지에 입학할 수 있었고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다",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에서 한국인이 입학하고 졸업한 것은 아들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열심히 노력해준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씨는 "교육감은 마음만 먹으면 신문이나 방송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디 목소리 하나 제대로 언론에 전달할 수 없다"며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자식들을 아끼는 부성애는 모두 같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적었다. 그는 "지금 상산고 학부모는 물론 전국의 많은 학부모들이 분개하고 있다"며 "교육감의 아들이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했기 때문이 아니라, 교육감이 그동안 해 온 행적에 대한 ‘이중성’에 분노하는 것이고, ‘내로남불’을 꼬집는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교육감의 말 한마디로 어느 순간 ‘귀족학교’니 ‘특권학교’니 ‘입시전문기관’이니 하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며 "그 아이들이 받은 상처와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셨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에 사는 지인을 통해 꽤 많이 알아봤다"며 "B칼리지는 입시준비기관이고, 학비는 3개월에 1300만원이 들어간다고 했다.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영국 땅, 한 달에 200만원 이상 들어갔을 숙식 등 체류비는 새삼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씨는 "(김 교육감은 아들을) 충분히 남들에게 자랑할 만하다"며 "하지만 다른 학부모들도 열심히 노력해 원하는 고교에 진학한 자녀들이 자랑스럽다. 아들이 영화 분야를 공부하길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의대에 간다고 해도, 심리학을 배우고 싶다고 해도 지지하고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 교육감이 상산고 졸업생들은 전북의 인재가 아니라는 취지로 말해온 데 대해 "영국에서 대학을 나온 아들은 전북의 인재가 아닌가, 영국에서 뛰고 있는 축구선수 손흥민은 대한민국의 인재가 아닌가"라고 물으며 "21세기 글로벌시대에 유신시대에나 있었을 듯한 얘기를 하고 있으니 안쓰럽기 짝이 없다"고 했다.

이씨는 끝으로 "상산고에 대한 평가 절차가 교육부로 넘어갔다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이제 전북교육청과 김 교육감의 탈법‧편법 행정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되고, 교육부의 현명하고 공정한 판단만 기다리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사필귀정(事必歸正). 우리는 모든 일이 곧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학부모 이모씨의 편지 전문

김승환 교육감님께…

"내 아들은 대견! 남 아이는 특권?
그 ‘이중성’에 분노하는 겁니다"

지난 주말, 교육감님께서 어느 언론에 "해명할 가치도 없다"며 해명하신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인간관계에 있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다. 그것 중 하나가 자식들은 건들면 안 된다는 것이다"고 말씀하신 대목을 읽으면서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몇 자 적게 됐습니다. 교육감님은 마음만 먹으면 신문이나 방송에 하고 싶은 말씀 다 할 수 있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디 목소리 하나 제대로 언론에 전달할 수 있을까요?

저는 상산고 1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이OO입니다. 고향인 전주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교육감께서 지난 7개월간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놓고 논란의 중심에 서 있듯, 저도 같은 사안으로 몹시 가슴 아픈 시간을 보내 왔습니다.

그 와중에 사흘 전 교육감께서 자녀들 학교와 관련해 말씀하신 보도를 보았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자식들을 아끼는 부성애(父性愛)는 모두 같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교육감님.
"인간관계에 있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다"고 하셨죠?
맞습니다. 인간으로서, 사회인으로서 지켜야 할 예의가 있지요. 그러나 그보다 앞서는 것이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사회인으로서 지켜야 할 ‘상식’이라는 것입니다.

‘한심한 개인정보 공개 요구’라구요?
아닙니다.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입니다. 지금 상산고 학부모는 물론 전국의 많은 학부모들이 이 사실을 알고 분개하고 있습니다. 교육감님 아들이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는 축하받을 일이지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니까요.

다만 교육감님이 그동안 해 온 행적에 대한 ‘이중성’에 분노하는 것입니다. 요즘 많이 쓰이는 ‘내로남불’을 꼬집는 것입니다.

제 아들은 물론 상산고 아이들 모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전국에서 모인 친구들과 서로 경쟁하며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감의 말 한마디로 어느 순간 ‘귀족학교’니 ‘특권학교’니 ‘입시전문기관’이니 하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 아이들이 받은 상처와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셨는지요?

자식이 잘 되었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은 교육감 뿐 아니라 모든 부모가 같을 것입니다.

"언론에서 보도된 학비는 사실과 다르다."
"(아들이) 외국영화를 많이 봐서 영어를 잘 했다. (그래서 대학에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교육감님 말씀이 맞을 수 있습니다. 아드님이 장학금을 받았다면 언론보도와는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영국에 사는 지인을 통해 꽤 많이 알아봤습니다. B칼리지는 입시준비기관이고, 학비는 3개월에 1300만원이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영국 땅, 한 달에 200만원 이상 들어갔을 숙식 등 체류비는 재삼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또 교육감님이 방학 때마다 ‘교사 해외연수 격려’란 명목으로 연이어 출장을 나가 이역만리에 있는 아들에게 밥 사주고 왔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도 더 따지지 않겠습니다.

교육감님은 "열심히 노력해 (그 어렵다는 대학을) 졸업한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하셨지요?

맞습니다. 충분히 남들에게 자랑할 만합니다. 하지만 다른 학부모들도 열심히 노력해 원하는 고교에 진학한 자녀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저는 아들이 영화 분야를 공부하길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혹 의대에 간다고 해도, 심리학을 배우고 싶다고 해도 지지하고 응원할 것입니다.

교육감님이 또 말씀하셨지요?
"자신들에 대한 기사와 각종 의혹으로 인해 상처를 받을 법도 한데 별일 아닌 것처럼 생각해준 것에 대해서도 대견하게 생각한다."

우리도 우리 아이들을 대견하게 생각합니다. 교육청과 교육감의 엉망인 행정으로 인해 상처받고 혼란을 겪고 있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학교생활에 충실한 것에 대해 무한한 고마움을 전합니다.

상산고 학생들은 졸업하면 다른 지역으로 대부분 떠나니 ‘전북의 인재’가 아니다 라는 뜻의 말씀을 하셨던가요?

그럼 영국에서 대학을 나온 아드님은 전북의 인재가 아닌가요? 영국에서 뛰고 있는 축구선수 손흥민은 대한민국의 인재가 아닌가요? 21세기 글로벌시대에 유신시대에나 있었을 듯한 얘기를 하고 계시니 안쓰럽기 짝이 없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전북은 물론 대한민국의 인재가 되고 자부심이 되도록 우리 어른들이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졸업생들이 압도적으로 의과대학에 진학한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금‧토요일 학교 앞에서는 대형버스가 학생들을 서울 학원가로 실어 나른다."

교육감님이 국회와 라디오 방송에서 하신 말씀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잘못 알고 있었고,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확인하셨지요? 그래서 이에 대해 한마디라도 사과를 하셨는지요? 뒤늦게 학부모들이 명예훼손이라고 고발한 뒤 교육감님이 하셨다는 답변을 듣고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행사 차 모 학교에 우연히 갔다가 대형버스가 온 것을 말한 것뿐이고, 특정 학교 이름을 밝힌 것도 아니다."

참으로 비겁합니다. "미안합니다" 한마디면 될 것을 교육자와 법학자로서의 자존심까지 스스로 내팽개친 모습에 연민의 정을 느낍니다.

이번 전북교육청과 교육감님의 불공정성과 부당함을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이미 많은 국민들이 이번 평가의 황당함을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상산고에 대한 평가 절차가 교육부로 넘어갔다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이제 전북교육청과 김교육감의 탈법‧편법 행정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되고, 교육부의 현명하고 공정한 판단만 기다리면 되니까요.

조만간 교육부의 결정이 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필귀정(事必歸正). 우리는 모든 일이 곧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김승환 교육감님!
혹 기대와는 다른 결정이 나오더라도 더 이상 혼란스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그리고 남은 임기동안 교육 수장의 소명을 잘 마무리하시길 소망합니다. 그래서 전북교육이 더 이상 조롱의 대상이 되지 않고, 다른 지역의 모범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2019년 7월22일
이OO

* 덧붙여 한 말씀 더 전합니다.

전북도교육청의 차OO 정책자문관이 ‘자문’이라는 본연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교육감님이 바로 잡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책자문관은 ‘전북교육청의 주요 교육정책 수립과 추진 등에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3월 위촉된 차 정책자문관은 교육감과 친하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나팔수’ 역할만 해오고 있습니다. ‘자사고 평가’라는 행정 행위가 진행중임에도 편파적인 ‘도민대책위원회’의 대표를 맡아 ‘선거운동’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면 30년 넘게 교직에 계셨던 분이란 것을 더 이상 떠올리기가 어렵습니다. 참으로 볼썽사납습니다.

열 번 양보해 어떤 주장을 하고 싶다면 교육청의 공적인 직함을 떼고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활동해야 할 것입니다. 차 정책관이 교육자였다는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감님이 자제를 당부하든지, 그 무거운 직함을 떼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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