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에 침뱉은 청년들 檢송치…4명 모두 할머니들께 사죄 예정

이혜림 인턴기자
입력 2019.07.22 11:37
평화의 소녀상. /연합뉴스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고 조롱해 공분을 산 한국인 청년들이 검찰로 넘겨졌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모욕 혐의로 A씨(31)와 B씨(25) 등 4명을 불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6일 0시 8분께 안산시 상록구 상록수역 광장에서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 조롱하다가 이를 제지하는 시민과 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모습을 목격한 시민 2명이 각각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자들은 A씨 무리 중 1명이 일본어를 사용한 점을 근거로 이들이 일본인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지만, 검거후 확인한 결과 이들은 모두 한국인이었다.

경찰이 확인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A씨 등은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 조롱하고 일본말로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범행 당시 일본어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일본말을 하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더 모욕감을 줄 것 같아서"라고 했다.

사건 소식을 접한 경기 광주 나눔의집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청년들이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갖도록 놔둔 우리 사회의 책임도 있다"며 A씨 등이 사과하면 받아들이고 고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나눔의집 측은 A씨 등이 사과를 거부할 경우를 대비해 이곳에 거주하는 할머니 6명을 대리해 A씨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나눔의집에 따르면 4명 중 한 명은 지난 20일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나눔의집을 찾아 할머니들에게 직접 사과했다. 나눔의 집 관계자는 "당사자는 할머니들과 눈도 못 마주치며 고개를 숙인 채 연신 ‘죄송하다’고 했고, 아버지는 ‘아들이 자폐증이 있는데 교육을 못 해 죄송하다’며 용서를 구했다"고 했다.

이어 "나머지 세 명은 이번 주 할머니들을 직접 찾아 용서를 구할 예정이라고 전해 들었다"며 "이번 일에 연루된 모든 가해자가 사과하면 기존 입장대로 이들에 대한 고소를 철회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모욕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1심 판결이 나기 전까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고소를 취하한다면 A씨 등은 처벌받지 않는다"며 "다만, 경찰 수사는 모두 마무리돼 절차대로 검찰에 송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상록수역 평화의 소녀상은 2016년 8월 15일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역 남측 광장에 세워졌다. 이 소녀상은 거리 캠페인과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한 시민 참여로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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