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규모 시위서 반중정서 표출…中 국가휘장 먹칠

이재은 기자
입력 2019.07.22 06:46 수정 2019.07.22 09:00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도심 시위가 21일 다시 열리면서 홍콩의 정치적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이날 처음으로 중국 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에 몰려가 국가 상징물인 휘장에 먹칠하는 등 강한 반중(反中) 감정을 드러냈다.

이에 중국 중앙정부는 심야에 긴급 성명을 내고 일부 시위대의 이런 행동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행위라면서 비판했다.

연합뉴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민주진영 단체들의 연합체인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하는 송환법 반대 시위는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각)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공원에서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검은 옷을 입은 반정부 시위대 43만명(주최 측 추산)은 송환법 완전 철폐,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경찰의 시위대 과잉 진압 조사와 처벌, 완전한 민주 선거제 도입 등을 요구하면서 행진했다. 빅토리아공원에서 플레이그라운드까지 이어진 집회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도로를 점거한 채 대법원 청사와 정부 청사 방향까지 나아가면서 경찰과 시위대가 곳곳에서 충돌해 부상자도 속출했다. 이날 경찰은 13만8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복하며 홍콩 도심까지 행진, 홍콩 연락공판실 앞 중국 중앙 정부를 상징하는 붉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달걀을 던지는 등 강한 반중국 정서를 표출했다. 연락판공실 청사를 둘러싼 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반중국 구호와 욕설 등을 써 놓기도 했다.

연합뉴스
중국 정부 기관을 향한 전례 없는 공격에 중국 중앙정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시위대를 강력 비난했다.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21일 밤 발표한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이런 행위는 중국 정부 권위에 공공연히 도전하고 일국양제의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것으로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홍콩 경찰이 적시에 행동에 나서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 역시 22일 성명을 내고 "국가 휘장을 훼손해 국가 주권에 도전한 시위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홍콩 자치정부는 이번 사건을 법에 따라 심각한 방식으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

송환법 반대 문제를 놓고 홍콩 시민들 간 찬반 대립이 커지는 가운데 상대편에게 집단으로 폭력을 가하는 사건도 이어졌다.

이날 밤 위안랑(元朗) 전철역에서는 흰옷을 입은 남성들이 시위대를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위안랑 역 폭력 사건으로 최소 7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SCMP는 이들이 폭력조직원들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반면, 센트럴에서는 도로 점거에 항의한 차량 운전자가 수십명의 시위대에게 폭행당해 병원으로 옮겨진 사건도 벌어졌다.

홍콩 당국은 시위 양상이 과격해지는 것을 우려해 핵심 시위대 700여명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경찰 관계자를 인용, 최근 당국이 폭력 시위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700여명을 추적 중이며, 이들 대부분이 25세 이하 대학생이나 고등학생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AFP통신은 반정부 시위 소식을 전하면서 "지난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래로 홍콩 정부 권위가 최대의 도전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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