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석탄·석유 밀수 혐의 이어 김정은 벤츠까지… 의문의 회사 '도영 시핑'

포항=이승규 기자 김형원 기자
입력 2019.07.18 03:17 수정 2019.07.18 03:19

포항 억류된 DN5505호 소유회사… NYT "러 기업가 카자추크와 연관"
해경, 국내에 들어온 러 선주 출금

작년 10월 김정은의 방탄 벤츠를 부산항에서 러시아 나홋카항으로 수송했던 화물선 DN5505호는 '도영시핑(DoYoung Shipping)' 소유다. DN5505호는 지난 2월 나홋카항에서 북한산(産)으로 의심되는 석탄 3217t을 싣고 포항신항으로 들어왔다가 억류된 상태다. 도영시핑 소유의 유조선 카트린(Katrin)은 같은 달 석유 관련 대북 제재 위반으로 부산항에 억류됐다가 해체됐다. 한 회사가 최고급 벤츠·석유·석탄의 대북 밀수출·입에 모두 관여한 것이다. 이 때문에 "도영시핑이 대북 밀수입을 위한 유령 회사일 수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김정은 벤츠 날랐던 DN5505, 北석탄 밀수혐의로 포항 억류 - 17일 오후 경북 포항 신항만 7부두에 러시아인 소유 도영시핑(DoYoung Shipping)의 화물선 DN5505호가 정박해 있다. 작년 10월 김정은의 방탄 벤츠를 부산항에서 러시아 나홋카항으로 수송했던 DN5505호는 현재 북한산 석탄을 불법 반입하려 한 의혹 때문에 억류된 상태다. /김동환 기자

뉴욕타임스(NYT)는 "도영시핑의 소유주가 분명하지 않으나 각종 자료와 인터뷰 내용으로 미뤄볼 때 러시아 기업가인 다닐 카자추크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해경 보안계 관계자는 "배의 국적은 토고지만 선주는 러시아인이며, 선사인 도영시핑은 마셜제도 소재 회사"라며 "선주가 조세 회피 차원에서 마셜제도에 회사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포항에서 DN5505의 석탄 통관 업무를 대리했던 '에이아이피코리아' 관계자는 "도영시핑은 러시아에서 러시아 선주가 운영하고 근로자들 또한 러시아인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해경 측은 현재 국내에 있는 DN5505의 선주를 출국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선원들이 모두 러시아인이어서 수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인 소유인데 왜 한국식 이름을 썼는지 의문"이란 말도 나왔다.

한편 DN5505호가 실어온 석탄의 최종 구매자는 경기도에 있는 수입 업체 에너맥스코리아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에 실린 석탄을 구매하려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은 "수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쉬쉬하는 사이에 북한산 사치품을 실어 나르던 선박이 국내에 계속 입항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벤츠를 일본 오사카에서 부산으로 수송하는 작업은 일본 미노로지스틱스라는 회사가 담당했다. 수송에 관여한 '한국 미노로지스틱스' 관계자는 "우리가 받은 운송장에는 벤츠 2대라고 기재돼 있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화물에 벤츠가 있었지만 북한으로 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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