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년간 90개국서 벤츠·렉서스 등 6조원대 사치품 수입...對北제재 구멍

윤희훈 기자
입력 2019.07.17 15:13 수정 2019.07.17 15:40
김정은 전용 벤츠, '대련-오사카-부산-나홋카' 거쳐 북한 반입돼
벤츠 실어나른 배, 포항항에 북 석탄 싣고 입항한 의혹으로 억류 중

유엔 제재위반 보고서에 실린 ‘평양 카퍼레이드’ 사진/유엔제재위반보고서·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15~2017년 사이 90개 나라가 고가 승용차 등 총 51억 6900만 달러(한화 약 6조원)의 사치품을 북한에 수출하는 데 관여했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북한의 사치품 밀수입 과정엔 중국·러시아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기업이 관여한 정황도 포착됐다.

미 민간 싱크탱크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는 16일(현지시각) ‘호화판(Lux & Loaded)’이라는 제목의 대북 사치품 수출 보고서를 발표했다. 선진국방연구센터는 보고서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사치품 수출을 보고한 국가는 32개국이지만, HS코드(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를 통한 무역거래를 분석한 결과, 총 90국이 대북 사치품 수출에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들 국가가 북한 김정은 정권에 수출한 사치품 가액은 총 51억 6938만 달러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중국에서 수출한 양이 93%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2016년 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82차례에 걸쳐 신규 및 중고 고가 자동차 803대를 북한에 수출했다. 이 중에는 작년 ‘6·12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9·19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메르세데스 벤츠 S600 마이바흐 2대와 렉서스 LX 570 등도 있었다.

‘선진국방연구센터’가 16일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방탄차량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밀수 추정 경로. /‘선진국방연구센터’보고서 캡쳐
특히 방탄 장비가 부착된 김정은의 전용 벤츠를 적재한 컨테이너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출발해 중국 다롄(大連)-일본 오사카(大阪)-한국 부산항-러시아 나홋카까지 선박으로 옮겨진 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화물기를 통해 북한으로 최종 반입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특히 부산항에서 나홋카항까지는 토고 국적 화물선 'DN5505'호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DN5505호는 지난 2월 러시아 나홋카 항에서 북한산 석탄을 싣고 포항항에 들어온 의혹을 받고 있는 선박이다. 지금도 대북제제 위반 혐의로 포항항에 억류돼 조사를 받고 있다.

DN5505호의 선주는 ‘도영 쉬핑(Do Young Shipping)’이다. 도영 쉬핑은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은 파나마 선적 석유제품 운반선 ‘카트린호’의 소유사이기도 하다. DN5505호는 부산항을 오고 가는 과정에서 선박의 위치를 알려주는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끄는 등 추적을 피하려 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국내 일부 업체가 북한의 밀무역에 조직적으로 관여했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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