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12대 동원해 응원… 강릉 다른 학교도 참여 '강원도의 축제'

이순흥 기자 김상윤 기자
입력 2019.07.17 03:00

강릉고 총동문회, 年1억원 지원

"강고(강릉고) 없이는 못 살아~ 강고 없이는 못 살아~."

점수 차가 더 벌어지고 패색이 짙어질수록 응원 열기는 오히려 더 뜨거워졌다. 목동야구장 1루 측 내야석을 가득 메운 강릉고 응원단 2000여명은 응원단장과 치어리더까지 동원해 그라운드 위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결국 우승 문턱에서 또 한 번 주저앉은 강릉고 선수들이 시상식을 위해 도열하자 다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잘 싸웠다, 강릉고! 잘 싸웠다, 강릉고!"

강릉고 응원 열기는 대단했다.이미지 크게보기
강릉고 응원 열기는 대단했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재학생과 학부모, 동문이 어우러진 강릉고 응원단은 북을 치고 플래카드를 흔들며 경기 내내 열렬히 응원했다. 강릉고 응원단은 총동문회가 동원한 12대 대형 버스(45인승)를 타고 상경한 팀과 재경(在京) 동문까지 합세해 2000명을 넘었다. /고운호 기자
이날 목동야구장은 경기가 시작됐는데도 매표 행렬이 한동안 이어졌다. 강릉고 응원단은 이날 강릉고 총동문회가 동원한 대형 버스(45인승) 12대를 타고 상경했고, 재경(在京) 동문까지 가세했다. 선배들은 대진표를 보며 "우리 애들이 이렇게나 많이 이기고 올라왔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들은 '왔다니' '싸웠잖소' '우승했드래요' 같은 강원도 사투리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었다. 최종선 강릉고 교장은 "강릉 다른 학교 출신 졸업생도 원정 응원에 동참했다"며 "학교를 넘어 강릉시, 강원도의 축제였다"고 말했다.

강릉고 총동문회는 2013년 지역 내 고교 평준화가 도입되면서 야구부 부흥에 나섰다. 당시 "비평준화·평준화 세대, 학교 총동문을 하나로 모을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야구부 진흥'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75년 창단된 강릉고 야구부는 아직 전국대회 우승이 없다.

특히 2016년부터 팀을 맡은 최재호(59) 감독의 요청을 받아들여 선수 장학금과 각종 용품 등 연 1억원의 재정 지원은 물론 각종 보수 공사를 진행했다. 올 연말엔 국내 고교 야구팀 최초로 야구장 내야 규모의 실내 연습장(약 1785㎡)이 완공되고, 야간 훈련을 위한 조명 시설이 추가된다.

배재고·덕수고·신일고를 거치며 8차례 전국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최 감독은 부임 후 '인재 영입'을 위해 차를 타고 전국 곳곳 중학교를 돌아다녔다. 지난 3년간 차량 주행 거리가 12만㎞에 달할 만큼 발품을 팔았다. 그는 특히 잔기술보다 기본기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 때문에 강릉고 야구부는 다른 학교에 비해 훈련 강도가 높다. 34명 선수단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휴대전화를 쓸 수 없을 만큼 규율이 엄격하다.


조선일보 A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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