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총리도 정상급 외교"...국무회의 모두발언 전체 할애해 이례적 李총리 방어 왜?

윤희훈 기자
입력 2019.07.16 11:33 수정 2019.07.16 14:16
李총리 4개국 순방에 '투톱 외교' 중요성 강조
日보복 와중 해외 순방 비판 의식한 듯
내년 총선 출마설, 차기 대선 도전설 나오는 李총리 보호?
일부선 李총리 대일 특사 가능성도…설훈 "李 총리 일본 제일 잘 아는 분 중 한명"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우리의 국무총리도 정상급 외교를 할 수 있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며 "총리의 순방외교를 투톱 외교라는 적극적인 관점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금 이낙연 총리는 정부를 대표해 방글라데시·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타르 4개국을 공식 방문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 전체를 할애해 이 총리의 정상 외교 위상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는데, 이는 이례적인 일이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이른바 '투톱 외교'를 거론한 것은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로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총리가 이번 사태 해결과 무관한 해외 순방에 나선 것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비판이 인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지난 10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해서도 이와 비슷한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에선 내년 총선 출마와 차기 대선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 총리를 보호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적극 방어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총리는 지난 14일 방글라데시 방문 중에 "여전히 내 심장은 정치인이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와 관련한 양국 정상회담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일본을 잘 아는 이 총리를 내세워 정상외교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총리와의 투톱 외교를 강조한 문 대통령이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 해결을 위한 대일(對日)특사로 이 총리를 검토 중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이 총리 대일 특사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도 적절한 시간을 보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 총리는 작년 총 7회 13개국을 순방했고 올해는 총 3회 11개국을 순방해 모두 24개국을 순방하게 되는데 대부분 제가 미처 방문하지 못했거나 당분간 방문하기 어려운 나라로 실질 협력 필요가 매우 큰 나라들"이라면서 "대부분의 나라들은 정상외교를 투톱 체제로 분담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4개국 중심 전통외교에 더해 신(新)남방·북방정책 등 우리 외교 영역·지평도 넓어졌다"며 "국제사회에서 우리 위상이 높아지며 자연스레 외교 수요가 폭증하며 대통령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대통령제이지만 독특하게 국무총리를 두고 있고 헌법상 총리에게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권한을 부여한다"며 "실제로 저는 총리가 헌법상 위상대로 책임총리 역할을 하도록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총리 해외 순방에 대통령 전용기를 제공한 것도 단순한 편의 제공의 차원을 넘어 총리 외교의 격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국민께서도 대통령의 해외 순방뿐 아니라 총리 순방 외교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총리가 이번에 방문하는 나라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방글라데시는 인구 1억6000만명의 서남아 주요국"이라며 "올해까지 제가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할 예정인데 총리가 아세안 국가가 아닌 방글라데시를 방문함으로써 아시아 전역으로 신남방 외교의 외연을 확대하고 경제 분야의 실질 협력 기반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은 신북방정책의 핵심인 중앙아 국가들로, 지난 4월 제 중앙아 3국 순방에 이은 총리 방문으로 중앙아 5국 순방이 완성된다"며 "카타르도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중동국가로, 경협 확대뿐 아니라 작년 저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 이어 중동지역에서 균형 외교를 실현하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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