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고 부모된 지금, '맘마미아' 하기 딱 좋은 타이밍!

양승주 기자
입력 2019.07.16 03:00

[성기윤&홍지민]
200만 관객 든 흥행 뮤지컬
'맘마미아!'의 감초 두 배우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해 복귀

지난 14일 개막한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 소식에 '또?'라는 생각이 드는 관객이라면 이 두 배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탄생 20주년, 국내 초연 15주년을 맞은 이 작품은 전국 각지에서 열린 1500회 공연에 195만 관객이 든 대표적인 흥행 뮤지컬. 스웨덴 혼성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을 따라 그리스 외딴섬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도나'의 딸 '소피'가 자신의 결혼식에 아빠일지도 모르는 엄마의 과거 세 남자 '샘' '빌' '해리'를 초대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하는 성기윤(왼쪽)과 홍지민은 "중년 배우에게 이 작품 출연은 곧 '배우로 잘 버티고 있다'고 인정받는 느낌"이라며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내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신시컴퍼니
'보여줄 건 다 보여준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 때쯤 새 역할로 돌아온 감초 배우 홍지민(46)·성기윤(48)이 눈에 띈다. 지난 2016년 시즌 도나의 친구이자 독신녀 '로지'로 활약했던 홍지민은 이번엔 도나의 친구이면서 섹시함으로 중무장한 '타냐'를 맡았고, 2004년 초연부터 전 시즌에 출연한 성기윤은 '샘' '빌'에 이어 이번엔 '해리'로 분한다.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아빠 후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것은 세계에서 그가 유일하다.

개막 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변신'을 앞둔 두 사람을 만났다. "둘째 출산 후 30㎏을 빼고 이제 '맘마미아!'와는 인연이 없을 거라 생각했죠. 로지가 그립긴 하지만, 힘들게 뺀 살을 다시 찌울 순 없잖아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이번엔 타냐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와 덥석 물었죠." 한껏 들뜬 홍지민과 달리 성기윤은 차분했다. "초연 오디션 때부터 '빌' '샘' '해리' 역할을 모두 해봤어요. 당시 오디션에 내로라하는 남자 배우들이 몰려 세 명씩 조를 이뤄서 오디션을 봤는데, 저는 셋 중 한 명이 비면 그 자리를 메우는 역할이었죠." 샘으로 약 1500회, 빌로 100회 무대에 올랐다는 그는 이번엔 해리로 100회가량 공연을 펼칠 예정. 그는 "자유로운 젊은 시절을 보내다 은행원이 돼 딱딱한 삶을 살고 있는 해리는 세 남자 중 유독 과거에 대한 향수가 큰 인물"이라며 "다시 도나를 만나기 위해 섬에 왔을 때 품었을 그 특별한 감정을 잘 그려내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맘마미아!'는 특히 중견 배우들에겐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2030이 주류인 다른 뮤지컬과 달리 이 작품은 배우도 관객도 중장년층 위주예요. 나이 지긋한 관객들이 '평생 극장이라곤 올 일 없었는데, 모처럼 좋은 공연 봤다'고 말씀해주실 때 무척 뿌듯하죠." 홍지민도 "아바의 음악, 과거에 대한 향수를 그린 줄거리가 유독 중년층에 어필한다"고 했다.

이 작품과 함께 나이 들어온 성기윤은 "세월이 지나면 같은 것도 다르게 느껴질 때가 많다"고 했다. "어느 날 연습실에서 소피가 예비 남편과 노래하는 장면을 보는데 마음이 먹먹해졌어요. 같이 지켜보던 최정원(도나) 누나는 눈물을 글썽이더라고요. 나이를 먹고, 실제 부모가 되니 작품에 깊게 몰입하게 돼요." 초연 때 '타냐'로 오디션을 봐 합격했지만, 스케줄 탓에 공연에 서지 못했다는 홍지민은 "아무것도 몰랐던 어린 시절보단 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인 것 같다"고 했다. "요즘 유독 과거의 소중함을 느끼고, 옛 친구들도 챙기기 시작했거든요." 두 사람은 "진짜 아빠를 찾는 이야기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작품 속 인물들이 찾기 위해 애쓰는 것은 잊고 지냈던 자신의 꿈과 열정"이라며 "관객들에게도 공연이 이 두 가지를 다시 한 번 떠올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9월 14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조선일보 A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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