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늘어난 일자리 99%가 노인, 이런 나라 또 있나

입력 2019.07.16 03:18
올 상반기(1~6월)에 늘어난 월평균 일자리 20만7000개 가운데 99.3%(20만5500개)가 65세 이상 노인 일자리라는 통계가 나왔다. 주력 근로 연령층인 15~64세 일자리는 단 '1500개' 늘어났다. 전체의 1%도 안 된다. 이런 나라가 또 어디 있겠나. 늘어난 노인 일자리 20만개도 절반은 정부가 세금 풀어 만든 가짜 일자리들이다. 꽁초 줍기, 농촌 비닐 걷기 같은 월 27만원짜리 노인 단기 일자리를 작년 51만개에서 올해 61만개로 10만개 늘린 효과가 취업자 증가 수치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나머지 노인 일자리 10만개는 퇴직 후 생계가 막막해 취업 전선에 뛰어든 이들이다. 사실상 민간의 고용 창출 능력이 망가졌다는 뜻이다.

정부는 "고용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 "고용 정책이 성과 내고 있다"고 하지만 그 속을 뜯어보면 참담할 지경이다. 외관상 취업자 증가 수는 작년(월평균 9만7000명)에 비해 2배로 늘어났지만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고용은 작년 4월 이후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우리 경제의 허리를 떠받치는 40대 고용은 작년 6월 이후 13개월 연속 '10만명대 마이너스'다. 그 빈자리를 정부가 세금 풀어 양산한 노인 단기 일자리,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극성 부리는 알바 쪼개기 등이 메웠다. 주 36시간 근로 기준으로 취업자 수를 계산해보면 2년 새 일자리가 20만7000개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경직적인 주 52시간 근무제, 비정규직의 일괄 정규직화 등 경제에 부담을 주는 정책 추진이 좋은 일자리에 직격탄을 가하고 있다. 기업들의 국내 투자는 얼어붙고 해외 투자만 급증했다.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도 거의 반 토막 났다.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다. 그 외 다른 기상천외한 방법은 없다.


조선일보 A31면
헬스조선 상례서비스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