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성-15형, 미국 전역 타격 가능" 첫 인정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입력 2019.07.12 03:20

주한미군 보고서에 공식 평가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시험 발사한 '화성-15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 전(全)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주한미군의 첫 공식 평가가 나왔다.

11일 주한미군사령부가 발간한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북한 화성-15형의 최대 사정거리는 8000마일(1만2800여㎞)로 '미 본토 전 지역 타격이 가능하다'고 평가됐다. 이는 북한이 핵탄두 ICBM을 미 서·중부는 물론 워싱턴·뉴욕 등 동부 지역까지 날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1월 우리 국방부가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는 화성-15형의 최대 사거리가 '1만㎞ 이상'이라고 기재됐었다.

군 소식통은 "주한미군이 이번에 공개한 미사일 사거리 수치는 북 미사일 발사 시 각종 인공위성과 정찰기, 레이더 등을 통해 수집된 내용을 종합 분석한 고급 정보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 보고서는 다만, 화성-15형이 대기권 재진입 시험에도 성공했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북한 화성-15형이 2017년 11월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는지 여부에 대해 한·미 정부 및 군 당국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군 소식통은 "주한미군 보고서가 '미 본토 전 지역 타격 가능'으로 공식 언급한 것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이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ICBM 탑재가 가능한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것은 이미 정설처럼 돼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명실상부한 '핵탄두 ICBM'을 갖고 있다면 비핵화 협상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데 유리한 길로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주한미군 보고서는 화성-15형뿐 아니라 북한 주요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매우 이례적으로 상세하게 공개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화성-13, 화성-14, 화성-15형 등 세 종류의 ICBM을 보유하고 있으며, 화성-13형은 3418마일(5500㎞), 화성-14형은 6250마일(1만㎞)의 사거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화성-14형에 대해선 '미 본토 대다수 지역 도달 가능'으로 평가했다. 괌을 사정권에 두는 중거리 미사일로 알려졌던 화성-12형의 최대 사거리가 4350마일(7000㎞)에 달한다고 밝힌 것도 처음이다. 화성-12형을 미 하와이는 물론 알래스카까지 타격 가능한 ICBM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주한미군은 이번 보고서에서 "한·미 동맹이 여전히 북한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근본적인 현황은 변함이 없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비핵화 동향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은 미사일 시험장의 폐기와 널리 알려진 풍계리 핵실험장의 해체를 지시했지만, 여전히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북한 비핵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낙관적인 전망만 내놓고 있는 우리 정부와는 차이가 있는 내용이다.

조선일보 A6면
헬스조선 상례서비스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