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英 유조선 나포 시도

파리=손진석 특파원
입력 2019.07.12 03:01

혁명수비대 소속 무장 선박 5척, 英해군 구축함 발포 경고에 퇴각

이란 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 소속 무장 선박들이 호르무즈해협 근처에서 영국 유조선의 나포를 시도했다가 영국 군함의 경고를 받고 퇴각했다고 CNN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란 핵 협정 파기 문제로 이란과 서방 주요국이 갈등하는 상황에서 이달 초 영국 해군이 지브롤터 인근 해역에서 이란 유조선을 억류한 데 이어 이번엔 이란이 영국 유조선 나포를 시도하면서 양측 간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라크 바스라항에서 원유를 싣고 페르시아만을 빠져나와 호르무즈해협 인근을 항해하던 영국 유조선 '브리티시 헤리티지호'에 이날 혁명수비대 소속 무장 선박 5척이 따라붙었다.

이란 선박들은 브리티시 헤리티지호에 이란 영해로 들어갈 것을 강요했으나, 브리티시 헤리티지호를 뒤따라오던 영국 해군 구축함 몬트로즈함이 이란 선박들을 향해 함포를 조준하며 경고하자 이란 선박들이 도주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몬트로즈함은 영국 해군이 자국 민간 선박 보호를 위해 중동 해역에 파견한 구축함이다. 이란 측이 나포를 시도하다 퇴각한 장면은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 소속 공군 정찰기가 전 과정을 촬영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영국 정부는 11일 성명을 내고 "이란의 이번 행위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24시간 사이 영국은 물론 어떤 외국 선박과도 마주친 일이 없었다"며 "영국 유조선 억류 시도 관련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4일 영국 해군이 영국령 지브롤터 인근 해역에서 제재 대상국인 시리아로 향하던 이란 유조선을 억류하자 이란은 보복을 공언해왔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당시 "영국이 이란 유조선을 억류했다가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두고 보자"고 위협했다. 몬트로즈함이 중동에 급파된 것은 이 같은 이란 측의 위협 때문이었다.


조선일보 A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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