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나오고 멀티e북 내고… 원로 작가들 신세대 됐네

백수진 기자
입력 2019.07.12 03:01

김훈·조정래·황석영 작가 등 오디오북 연재·인터뷰 생중계
온라인 시대에 새 도전 이어져

"젊은이들에겐 낯설지 모르지만, 나이 든 분들에겐 텔레비전이 나오기 전 대중적 인기를 끌었던 라디오 드라마를 다시 듣는 기분이었을 겁니다."

스스로 '컴맹'이라 말하는 일흔 여섯의 조정래 작가가 네이버 오디오북 연재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3년 만의 신작 '천년의 질문'은 출간되기 전 오디오북으로 먼저 공개됐다. 온라인에서 오디오북을 재생하면 성우와 아나운서들이 라디오 드라마처럼 소설을 읽어주는 방식이었다.

소리와 영상이 나오는 멀티e북을 내고 작업실에서 인터뷰 중인 김훈. 인터뷰 영상은 유튜브로 공개됐다. /유튜브
매일 1편씩 올라온 오디오북 연재는 총 8만회 가까이 재생되며 호응을 얻었다. 조정래는 "캐나다에서, 호주에서, 미국에서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이 있다"며 "굉장히 고맙고 작가로서 작품을 쓰는 의미를 새삼스럽게 느끼게 됐다"는 연재 소감도 육성으로 녹음해 올렸다. 지난 4일엔 주로 아이돌이 이용하는 동영상 서비스 '브이라이브'를 통해 인터뷰를 생중계하기도 했다.

멀티미디어 시대 원로 작가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소설가 김훈(71)의 에세이 '연필로 쓰기'도 멀티e북으로 만들어졌다. 멀티e북은 영상과 소리가 나오는 전자책이다. 김훈이 직접 낭독하는 음성을 들을 수 있고 영상으로 김훈의 집필실도 둘러볼 수 있다. 정작 김훈은 인터뷰 영상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멀티 e북이 뭐야? 소리가 나오는 거야? 내 책은 그냥 고요히 보는 게 좋지 않나?"

이연실 문학동네 팀장은 "예전엔 문학 책이라면 '종이책'을 정석으로 생각했지만, 요즘 독자들은 책을 읽을 때 글자만 보기보다는 다양한 형태로 접근하고 싶어한다"면서 "김훈 작가도 처음엔 멀티 e북을 몰랐지만 요즘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니 이해해줬다"고 했다.

온라인 연재도 활발하다. 소설가 황석영(76)은 새 소설 '마터2-10'을 예스24의 웹진인 '채널예스'에 주 2회씩 연재 중이다. 점점 책과 멀어지는 시대에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를 확보하려는 마케팅이다. 김기태 한국전자출판학회장은 "만화책이 웹툰으로 발전할 동안 종이책 출판사들은 전혀 관심이 없었고 설 자리를 잃었다"면서 "지금이라도 오디오북이나 멀티e북 형태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것은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A21면
공시지가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