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노총 일상적 불법에 침묵하는 대통령, 野 천막엔 "불법 안 돼"

입력 2019.07.12 03:18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국무회의에서 우리공화당이 광화문 광장에 세운 천막 철거 문제와 관련해 "경찰 대응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질책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지난달 말 천막 철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우리공화당 관계자들과 충돌을 빚었는데,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행정대집행 방해는 명백한 불법이며 현행범인데 경찰이 충돌만 막는 것은 아름답지 못한 상황"이라며 "법을 무시하는 행위가 있어선 안 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공화당 천막은 과거 세월호 천막이 있던 곳과 지척에 있다. 서울시는 1700일 넘게 광화문 광장을 무단 점거한 일부 세월호 천막에 대해서는 변상금만 물렸다. 최근 5년 새 노조와 좌파 단체들이 10차례 넘게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민노총 천막은 정부서울청사 옆 세종로 공원을 2년째 불법 점거 중이고, 청와대 앞 천막은 구청이 철거해도 금방 되살아난다. 법을 어긴다 한들 정부가 문제 삼지 않을 걸 알기 때문이다. 오히려 민노총 천막을 철거한 구청 직원들이 '직권 남용' 혐의로 검찰에 불려가 조사받는 일까지 있었다. 대통령이 이 불법들은 모두 모른 척하고 우리공화당 천막에 대해서만 '법을 집행하라'고 한다면 누가 납득하겠나.

이 정부에선 경찰이 불법·폭력 현장을 방치하는 일이 거의 매일 벌어지고 있다. 민노총이 국회에 쳐들어가 담장을 무너뜨리고 시민을 폭행했는데도 하루도 못 가 풀어줬다. 민노총에 감금 폭행을 당한 기업 측이 "살려달라"고 6차례나 112에 신고했는데도 주변을 맴돌기만 했다. 공무원이 경찰 80명이 보는 앞에서 민노총에 뺨을 얻어맞았다. 건설 현장에서 노조가 서로 자기네 사람을 쓰라며 이권 난투극을 벌여도 경찰은 뒷짐만 진다. 민노총이 법 위에 군림하고 법을 짓밟아도 문 대통령은 단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런 대통령이 야(野) 천막엔 불법이라며 법을 집행하라고 한다. 보통 사람은 흉내도 못 낼 내로남불이다.


조선일보 A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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