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14만원으로 살아"…大盜 조세형, 최후진술서 “아들 곧 군입대” 눈물

고성민 기자
입력 2019.07.11 13:56
검찰, 결심공판서 징역 3년 구형
조씨, 최후 진술서 "군입대 앞둔 아들 생각하면 징역 두려워 눈물"
"이 재판이 범죄 인생의 마지막…온정 베풀어달라"
변호인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생활고 못 이겨 범행"

"재판장님, 정말로 선처를 바랍니다. 저는 40년 동안 옥살이했고, 청소년기까지 합하면 60년 옥살이했습니다. 교도소 가는 게 더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들(19)만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징역이 두려워 눈물이 납니다. 이번 달 22일, 아들이 군입대합니다. 재판장님의 온정을 바랍니다."

1980년대 ‘대도(大盜)’로 불렸던 조세형(81·사진)씨는 1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민철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재판 내내 덤덤한 표정으로 있던 조씨는 최후변론으로 이같이 진술하며 감정에 북받쳐 흐느꼈다.

검찰은 이날 "상습 절도 전력이 있고, 누범 기간 중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조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3~6월 총 6차례에 걸쳐 서울 광진구, 성동구 일대 주택에 침입해 현금과 귀금속 등을 훔친 혐의(상습야간침입절도)를 받는다.

조씨는 거주자들이 외출한 틈을 타 담을 넘고 주택 안으로 들어가 500만원 상당의 달러와 위안화, 100만원 상당의 백금 반지, 50만원 상당 금목걸이 등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가방 안에 미리 옷을 챙겨두고, 범행 후 옷을 갈아입는 등 치밀함도 보였다.

조씨는 "할 말이 있느냐"는 재판장의 말에 자신의 불우한 시절을 꺼내놨다. 조씨는 "4살 때 고아가 돼 이후 부모님을 뵌 적 없고, 고아원을 전전하며 살았다"며 "먹을 것을 훔치다 소년원에 발을 들였고, 이곳에서 ‘범죄 선배’들에게 범죄 기술만 익혔다"고 했다. 이어 "저는 이런 시설들에서 살면서 내가 살아갈 수단은 도둑질밖에 없다고 느꼈다"며 "옥살이를 오래 하다 보니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2000년생 아들이 곧 군입대를 한다"며 "이 재판이 제 범죄 인생의 마지막이니 온정을 베풀어달라"고 했다.

조씨 변호인은 "조씨는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해왔는데, 월세로 여관에 50만원을 내면 나머지 14만원으로 한 달을 살았다"며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범행했지만,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점을 감안해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했다.

조씨는 1970~80년대 사회 고위층의 집을 자주 털어 ‘대도’라고 불렸다. 조씨는 1982년 구속돼 15년의 수감생활을 한 뒤 출소했다. 출소 후 한때 독실한 신앙생활을 했지만, 2000년 11월 신앙 간증을 하려고 일본을 방문했다가 또다시 절도 행각을 벌이며 현지 경찰에 검거됐다.

이후로도 2005년, 2010년, 2013년 잇따라 빈집털이와 장물 거래 등으로 검거됐다. 조씨는 2015년 9월 14번째 수감생활을 마친 지 5개월 만에 장물 거래를 하다 또 경찰에 붙잡혔고, 이듬해 징역 3년을 선고받아 지난해 만기 복역 출소한 상태였다.

조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2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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