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재무장관 "극단적 좌파 정책 못 참겠다" 사퇴

원우식 기자
입력 2019.07.11 03:35

"근거 없이 경제정책 집행하고 경제 지식도 없는 사람을 등용"

멕시코 재무장관이 9일(현지 시각) 좌파 성향 대통령을 신랄하게 공개 비판하고 장관직을 내던졌다. 카를로스 우르수아(64) 장관이 트위터에 공개한 사직서에는 "근거도 없이 경제정책을 펼친다"거나 "경제 지식도 없는 사람을 공무원으로 앉힌다"는 등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지난 2월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를로스 우르수아(오른쪽) 전 멕시코 재무장관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보는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우르수아 장관은 사직서에서 "경제정책에 불일치가 많았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그는 "(불일치의 이유는) 정부가 충분한 조력을 받지 않고 공공정책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라면서 "모든 경제정책은 다양한 효과를 고려해야 하고 극단주의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데, 내가 있는 동안 그렇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무부가 경제 지식이 없는 관료로 채워지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그는 "공공 재무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등용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정 인물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우르수아 장관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멕시코시티 시장이었던 2000년부터 그의 경제정책을 전담한 최측근이다.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UN, OECD 등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제 엘리트다. 그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사직서를 올리자, 미 달러화에 대한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는 한때 2% 넘게 급락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취임한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고교 학비 전액 지원, 노년층 생계비 지급 등의 정책을 쏟아내면서 해외투자자들의 불안이 심화하자, 직접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재정 관리를 잘하겠다"며 안심시키는 등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지나치게 확장적인 경제정책을 펼치자, 둘의 갈등이 심화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오브라도르는 사사건건 반대하는 우르수아 장관을 아예 무시하고, 한 재무부 고위 공무원을 통해 보고를 따로 받았다고 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미 절반가량 진행된 130억달러(약 15조원) 규모 멕시코시티 신공항 건설 사업을 "부패했다"며 백지화했다. 그러면서 부채 투성이인 국영 석유기업 페멕스에는 80억달러를 지원했다.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면서 올해 멕시코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2%)보다 못한 1%에 불과할 것으로 멕시코 중앙은행은 예상했다.

우르수아의 사임 표명이 있은 직후,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어떤 사람은 우리가 해왔던 대로만은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우르수아 장관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날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재무차관을 새로운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


조선일보 A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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