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운동하면 다이어트? 체력단련입니다

곽아람 기자
입력 2019.07.10 04:16

몸매 가꾸기 위한 책 아니라 몸과 마음 수련에 초점 맞춘 여성의 운동체험기 출간 유행
페미니즘 열풍에 영향받아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

지난해 5월 출간돼 2만5000부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된 '마녀체력'(남해의 봄날)의 부제다. 출판편집자 이영미씨가 쓴 이 책은 전형적인 책상물림형 인간으로 30대에 고혈압 진단을 받은 저자가 나이 마흔에 그간 손 놓고 있던 운동에 하나씩 도전해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남해의 봄날 장혜원 편집인은 "마흔을 전후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걸 경험한 중년 여성들이 많이 사보고 친구에게 선물한다"고 했다.

"아프게 맞을수록 승부욕이 타오른다."

3년째 복싱에 몰두하고 있는 정다예(27·회사원)씨 말이다. 최근 2쇄를 찍은 '보통여자 보통 운동'(산디)의 주제는 '일하는 여성 열 명이 들려주는 운동의 지속가능성'. 요가, 스윙댄스, 주짓수, 복싱, 달리기, 자전거, 수영 등 꾸준히 운동을 해 온 직장 여성들 이야기를 담았다. 산디출판사 이민희 발행인은 "이들이 어떻게 시간을 쪼개서 운동을 삶에 정착시켰는지, 몸과 마음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남해의 봄날

운동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출판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그간 여성의 몸을 위한 책들이 유명 연예인이나 헬스 트레이너가 집필한 몸매 교정용 다이어트 서적에 그쳤다면, 요즘 책들은 체력 단련과 그를 통한 마음 수련을 주제로 한다. 최민영씨가 쓴 '아무튼, 발레'(위고)는 취미 발레 4년 차인 일간지 기자의 경험을 담은 책. 발레를 꾸준히 했더니 인생의 '속근육'이 길러졌다고 말한다. 조소정 위고 대표는 "운동을 통해 자기 생활의 중심축을 만들려는 욕구가 여성들 사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책을 읽은 후 '나도 나만의 운동을 가져야겠다'는 반응을 보인 독자들이 많았다"고 했다. 위고·제철소·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펴내는 '아무튼' 시리즈 중 '아무튼, 피트니스' '아무튼, 요가' 등 여성들의 운동을 다룬 책들이 특히 호응이 높았다.

최근 우리 사회를 강타한 페미니즘 열풍이 '여성 운동 책' 붐의 요인이다. 김혼비의 여자축구 동호회 활동기(記)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를 펴낸 민음사 서효인 팀장은 "페미니즘이란 여성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에 관한 운동이기도 하다"면서 "남성 중심으로 운용돼 온 학교 운동장을 함께 누리며 그 안에서 '건강한 몸'을 가꾸자는 움직임에 대한 책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마녀체력' 등의 판매 성과도 결국 '일하는 여성'이 많아진 결과다. 장혜원 편집인은 "사회생활은 장기전이라 남자들에게 밀리지 않고 제 목소리를 당당히 내려면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저자의 조언이 큰 공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 밖에 건강이 나빠져 고민하다 쉰이 넘어 댄스에 입문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인생운동을 찾았다!',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서핑을 시작한 여성 직장인의 체험을 담은 '바다로 퇴근하겠습니다' 등이 호평받고 있다.


조선일보 A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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