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유족 "美 압류한 北선박 달라"…5억불 배상 충당할 듯

윤희훈 기자
입력 2019.07.05 09:57 수정 2019.07.05 11:36
美 연방법원 '北, 웜비어 가족에 5억달러 배상' 판결했지만 北 부동의 의사 표명
웜비어 가족, 와이즈어니스트호 몰수해 고철값 등으로 일부 보전하려할 듯
와이즈어니스트호 고철값 300만달러 이를 것으로 추정돼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미국령 사모아 수도 파고파고항에서 1km쯤 떨어진 해상에 정박해 있다./VOA 제공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직후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가족들이 미 검찰에 압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청구서를 미 법원에 제출했다. 미 법원에 북한을 상대로 한 배상 청구 소송을 내 5억달러(한화 5800억원)가 넘는 배상금 판결을 받은 웜비어 측이 북한의 해외 자산을 압류해 배상금의 일부를 받아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 법원 기록 시스템에 따르면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 웜비어 씨와 신디 웜비어 씨는 지난 3일(현지시각) 미 뉴욕남부 연방법원에 계류 중인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 소송에 대한 '청구서(Verified Claim)'를 제출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4일 보도했다.

웜비어의 가족들은 청구서에서 "북한은 (웜비어의) 민사소송에 대한 모든 통지와 (법적 문서에 대한) 송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법원 출두나 방어, 합의 시도 등을 하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웜비어의 가족은 북한의 독재자에 의한 아들의 고문과 죽음을 보상 받기 위해 북한의 자산을 추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연방검찰은 지난 5월 뉴욕남부 연방법원에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자산 몰수를 위한 소장을 제출했다. 당시 검찰은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불법적인 북한산 석탄 수출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를 위반했다며 억류를 요청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해 7월17일 와이즈 어네스트 호의 압류를 허가하는 영장을 발부 받았다. 또 당시 몰수 소송 제기 시점을 전후해 이 선박을 미국령 사모아로 이동시켰다.

웜비어 가족이 법원에 제출한 와이즈어니스트호 청구서./VOA 제공
웜비어의 가족들은 지난해 4월 웜비어가 북한의 고문으로 사망했다며 미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같은 해 12월 5억114만달러의 승소 판결을 받았다.

북한은 당시 외무성을 통해 판결 내용이 적힌 판결문과 판사의 결정문을 수신했지만, 며칠 후 반송하며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북한이 배상금을 자발적으로 지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웜비어 가족이 배상금을 받기 위해 몰수된 북한의 자산 추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리고 실제로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상대로 한 법적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중량톤수(deadweight) 2만7000t, 용적톤수 1만7061t에 이르는 대형 화물선이다. 선박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비록 노후 선박이지만 크기가 상당해 고철 값으로만 미화 300만달러(한화 3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법원이 웜비어 측의 청구를 인정한다면, 이 비용은 웜비어 측의 배상금을 보전하는 데 사용된다.

미국인이 미국 법원을 상대로 북한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이 연루된 테러 사건 소송에서 3억달러의 승소 판결을 받았던 루스 칼데론 카도나는 지난 2010년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동결한 미국 내 북한 자산 현황을 확인한 후 일부 은행에서 10만 달러 미만의 금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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