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동해안 경계 공백… 안보 태세 재점검해야

김덕중 예비역 육군 준장
입력 2019.07.03 03:09
김덕중 예비역 육군 준장
북한 주민 4명을 태운 소형 목선이 지난달 강원 삼척항에 우리 군경(軍警)의 단 한 번의 제재도 없이 상륙한 것은 해안 경계 소홀 차원을 넘어 우리의 느슨해진 방위 태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군은 명백한 경계 실패임에도 이를 감추기 위해 목선이 발견된 곳을 삼척항 방파제가 아니라 '삼척항 인근'으로 거짓 발표하는 등 '입항 귀순'에 대한 축소·은폐를 시도하고 있다.

북한 목선이 출항지 함경북도 경성에서 삼척까지 최소 700~800㎞를 이동하는 동안 이 지역을 관할하는 동해1함대와 23사단, 그리고 해양경찰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최첨단 레이더와 감시 장비로 무장했는데도 해안 경계에 구멍이 뚫렸다고 국민은 불안해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국가 안보 태세가 급속히 와해된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당시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더 이상 경계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또 9·19 군사합의를 통해 적대행위 중지,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철수 등의 조치를 통해 방어 체계를 스스로 허물어뜨렸다. 특히 국방백서에서 '주적(主敵)' 개념을 삭제했다. 이는 '전쟁 원칙(Principle of War)' 중 가장 중요한 '목표의 원칙'을 무시한 조치이다. 우리 군은 누구와 싸워야 하는지도 정확히 모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조치들은 장병의 전투 의지와 정신 전력을 무너뜨렸다. 무너진 안보 의식을 회복하기 위해 김정은 정권을 주적으로 천명하고 국가 안보 태세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조선일보 A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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