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참모들 자화자찬 페북, 대통령은 공개 응원

정우상 기자
입력 2019.07.02 03:27

자제령 내렸던 노영민 실장 재개
文대통령 "응원하고 소통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페이스북 활동에 대해 "많이 응원하고 소통해달라"며 공개 응원에 나섰다. 노 실장은 지난 1월 취임 때 "참모가 나서면 대통령의 진의가 훼손된다"며 '페북 자제령'을 내렸다. 하지만 최근 '금지령'을 해제하고 스스로 페북 활동에 나섰다. 여기에 문 대통령까지 나서서 페북을 적극 장려한 것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 참모들도 최근 각종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페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실장의 페북 글을 인용하며 "노 실장이 페이스북을 다시 시작했다. 국민 여러분과 직접 소통하며 있는 그대로의 대한민국을 소상히 알려 드리고 싶다고 한다"고 격려 글을 올렸다. 노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6·30 판문점 회담'에 대해 "분단으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지긋지긋한 '코리아리스크'도 이제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며 "평화가 경제"라고 했다. 노 실장은 "지난 2년 문재인 정부는 누구도 상상 못 했던 한반도 평화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했다. 해외 투자 관련 통계도 인용하면서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도 남겼다. 노 실장은 최근 페북 글 마지막에 이 표현을 반복해 올리고 있다.

평소 여권에서 '페북 대장'으로 불려온 조국 민정수석도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조 수석은 지난 30일 밤 "남·북·미 세 지도자가 사실상 종전선언을 천명한 날"이라고 했다. 조 수석은 이틀 동안 청와대의 판문점 회담 홍보, 노 실장의 페북, 판문점 회담 소개 언론 기사 등 여러 개의 페북 글을 링크했다.

평소 언론 노출을 꺼리던 안보실 관계자들도 나서고 있다.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며 "전 세계가 한반도를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도 "우리는 구불구불한 길, 오르막 내리막길을 작심하고 걷고 있는 것"이라며 "이 시대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숙 여사의 비서실장 격인 신지연 제2부속 비서관은 "그동안 기울인 여사님의 부단한 정성과 노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여사를 공개적으로 칭찬한 뉴스 사진을 내걸었다. 외교관인 박상훈 의전비서관은 판문점 회담 때 자신을 북한 측 수행단으로 보도한 기사를 내걸며 "저 북측 수행단 아닌데요!"라고 했다. 청와대 의전실 행정관이었던 탁현민씨도 청와대 퇴직 이후 '페북 활동'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의 페북 재개는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 프로젝트에 따른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경제 정책 등 각종 성과가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니 청와대 참모들이 직접 나서서 제대로 알리자는 취지다. 다만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다양한 소통을 강화하자는 방침에 따라서 하는 것일 뿐 새로운 프로젝트나 기획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는 "이번 '페북 해제령'은 노무현 정부 말기의 '있는 그대로 프로젝트'와 닮은꼴"이라고 했다. 당시 노무현 청와대는 '실패한 정부'라는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통계를 보면 우리 스스로 놀랄 정도로 다른 사실을 보여준다"며 '있는 그대로 프로젝트'를 벌였었다.

정치권에선 참모들이 성과를 '자화자찬'하거나 문 대통령을 찬양하는 '용비어천가'만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선일보 A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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