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남편 살해' 고유정, 범행 직후 펜션 인근에 쓰레기봉투 4개 버렸다

제주=오재용 기자
입력 2019.06.24 18:04
경찰 쓰레기매립장 수색했지만 소각으로 확인 불가
유족 "쓰레기 버린 모습으로 봤을 때 시신 포함 가능성 있다"

‘제주 전(前) 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지난달 27일 범행 장소를 떠나면서 쓰레기 종량제봉투 4개를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 초기 이러한 사실을 알고 제주지역 쓰레기 매립장 등을 수색했으나 이미 소각 처리돼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피의자 고유정이 지난 6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경찰은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피해자 유족이 쓰레기 처리시설에 설치된 방범용 카메라의 녹화 영상을 확인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달 27일 정오쯤 범행 장소인 제주시의 한 펜션 인근에 설치돼 있는 쓰레기 처리 시설인 클린하우스 두 곳에 종량제 쓰레기봉투 4개를 버렸다. 펜션과 가장 가까운 클린하우스에는 쓰레기봉투 1개를 버렸고, 500여m 떨어진 클린하우스에 쓰레기봉투 3개를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모습은 클린하우스 방범용 카메라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해당 영상에는 고유정이 쓰레기봉투를 힘겹게 버리는 모습과 함께 스카프에 냄새가 뱄는지 확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고유정은 제주항-완도항 항로와 경기도 김포시 등지에서 시신을 유기할 때 ‘종량제 봉투’를 사용해왔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지난달 30일 이 영상을 확보했고, 그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제주시 쓰레기 매립장에 갔지만 이미 800도~900도의 고열로 소각 처리된 뒤라 쓰레기 내용물을 확인할 수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24일 "당시 고유정이 버린 쓰레기 내용물을 확인하기 위해 쓰레기 매립장에 갔지만 이미 소각된 뒤 매립돼 확인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그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그동안 유가족에게 시신 수색 상황이나 수사 진행 상황을 설명했지만, 이러한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이 영상은 유가족이 지난 20일 경찰서를 찾아가 직접 펜션 인근 클린하우스 방범용 카메라 영상을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유족들은 "고유정이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버리는 모습이 힘겨워 보였다"며 "이를 봤을 때 봉투 안에 시신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브리핑 내내 줄곧 고유정이 피해자 시신을 유기한 장소로 완도행 항로, 김포시 아버지 소유의 아파트 등만 언급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고유정의 범행 과정을 봤을 때 범행을 숨기기 위해 제주지역에는 시신을 유기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고, 펜션 주변에 버린 것은 범행 과정에 사용했던 이불이나 수건 등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저녁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시신 유기 장소로 추정되는 완도행 항로, 김포시 등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시신 일부도 찾지 못하고 있다.


춘천마라톤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