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검찰...盧 정부 청와대 4인방이 장악할까?

박현익 기자
입력 2019.06.24 11:41
검찰 내부, 차기 중앙지검장 등 후속 인사에 초관심
이성윤·조남관·윤대진·이수권 등 盧정부 4인방 주목
"정치권 줄 있어 중용되면 검찰 정치적 독립 해쳐"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을 이끌게 되면 ‘윤석열 시대’ 검찰은 어떤 모습일까. 검찰 안팎에서는 윤 후보자가 신임 총장에 취임하면 국내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에 누가 앉게 될지를 비롯해 검찰 내 헤게모니를 장악할 요직에 어떤 인물들이 임명될 지, ‘검찰의 꽃’인 검사장 승진 대상은 몇 기수까지 내려올지 등 검찰 내 후속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성윤 대검 반부패부장, 조남관 대검 과학수사부장,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 이수권 수원지검 2차장./조선DB
윤 후보자 지명 이후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파견 근무했던 4인방이다. 이성윤(57·사법연수원 23기) 대검 반부패부장과 조남관(54·24기) 대검 과학수사부장, 윤대진(55·25기) 법무부 검찰국장, 이수권(51·26기) 수원지검 2차장 등이다. 이들 4인방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때 호흡을 맞췄고, 적폐수사와 검찰 개혁이라는 현 정부의 숙원사업을 이끌어 나갈 핵심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통령과의 근무연이 인사를 좌우하는 요소인 것처럼 비춰지는 선례를 만들 경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해온 정부가 오히려 이를 훼손하는 모순을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선 윤대진 검찰국장은 ‘대윤(大尹), 소윤(小尹)’이라고 불리며 윤 후보자와 각별한 사이다. "어떻게든 한 자리 잡지 않겠느냐"는 게 검찰 내 중론이다. 윤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시절 지방을 전전할 때 곁을 지켜준 이가 윤 국장이라고 알려져 있다. 윤 국장은 2003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특별감찰반장을 지냈다. 당시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이었다. 그는 또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당시 1년 후배였던 조국 민정수석과도 학생운동을 하며 잘 아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중앙수사부 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등을 거쳐 특별수사 경험도 많아 차기 서울중앙지검장 0순위 후보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갓 승진한 초임 검사장이 검사 인사를 주무르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임명될 때부터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윤 후보자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성윤 부장도 윤 국장과 함께 검찰 내 실세로 꼽히며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 거론된다. 그 역시 2004년 3월부터 1년 동안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을 지냈다. 문 대통령이 잠깐 정치권을 떠났다가 청와대에 재입성해 두 번째 민정수석을 맡았을 때다. 그는 경희대 출신으로 문 대통령과 동문이다. 문 대통령이 72학번, 이 부장이 81학번으로 9년 선후배다. 이 부장이 현재 이끌고 있는 대검 반부패부는 중수부가 폐지된 이후 전국 특별수사를 지휘하는 검찰 내 요직 중 요직이다. 검찰총장의 ‘오른팔’이라고도 불린다. 특수·강력·형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사 경험을 쌓은 그는 독하면서도 철저한 원리원칙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 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조남관 부장도 2006년 4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노무현 정무 말기에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을 지냈다. 조 부장 파견이 결정되고서 한 달 뒤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에서 비서실장이 됐다. 그는 2000년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1과장을 맡아 박정희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다 숨진 최종길 전 서울대 법대 교수의 의문사 사건을 조사한 바 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엔 검찰 내부 통신망에 "수사의 발단이 된 박연차의 비위를 제대로 감찰하지 못한 죄스러움이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으로 파견 나가 ‘적폐청산TF’를 이끌었다.

이 차장검사는 검사 10년 차이던 2007년 4월 법무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 나가 2008년 2월 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으로 있는 동안 청와대 법률 자문을 하고, 각종 현안이나 소송과 관련해 법률 검토를 맡았다. 그는 대검 연구관,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 주미대사관 법무협력관을 거쳐 수원지검 안양지청 부장으로 있다가 이번 정권 들어 차장급으로 승진, 대검 공안기획관, 수원지검 2차장 등 요직을 맡았다. 안양지청에 있을 때는 형사1부를 이끌어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의 ‘인턴 부정 채용’ 사건을 맡아 최 의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이 차장검사는 검사장 승진 대상으로 꼽히는 기수에 해당돼 승진 이후 어떤 자리에 임명될 지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들 4인방이 요직을 맡을 경우 검찰의 독립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사실 이미 다들 검찰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며 "이번 인사에서도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간다면 검사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느냐. ‘역시 정치권에 줄이 있어야 성공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검찰 개혁의 의지가 워낙 강한 정부이다보니 자기 사람을 중용하려는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다가 개혁이 변질이 될까 걱정된다"고 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얼마전 총장(문무일 검찰총장)께서 간담회 도중 재킷을 벗어 흔들며 ‘무엇이 흔들리는지가 아니라 누가 흔드는지를 보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집권자가 검사 인사를 지나치게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보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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