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 방패막이' 자처했던 안민석 "국민의 판단 흐릴 정도는 아니었다"

김동하 기자
입력 2019.06.15 03:00

安 "선한 의도였는데 난처해져" 글 올린 후 U-20 축구 보러 출국
당시 동조했던 여야 의원 8명 "安의원이 주도… 난 잘 몰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최근 선한 의도로 윤지오 증인을 도우려 했던 여야 국회의원들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며 "모두 제 탓"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를 자처한 윤지오씨를 지원하기 위해 '윤지오와 함께하는 의원 모임' 결성을 주도했었다. 최근 윤씨가 사기 혐의로 피소되는 등 '거짓 증언' 논란이 확대되자 '의원 모임'에 참여했던 다른 의원들에게 사과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안민석 의원은 동료 의원보다 윤씨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속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의원 모임'에 들어갔던 의원 8명 대부분은 "안 의원이 주도해서 나는 잘 모르는 일"이라며 책임을 안 의원에게 미뤘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그분들(의원)은 저의 제안으로 선한 뜻으로 윤지오 증인을 도우려 했다"며 "윤지오 증인 국회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이후 한 차례도 모이지 않았다"고 했다. 또 "윤지오 출판기념회는 성직자 한 분께서 선의로 도와 달라고 요청하셔서 제가 도와준 것이니 다른 의원들과는 상관없음을 밝힌다"고 했다. 안 의원은 "윤지오 증인을 도운 것이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했을 만큼 국민이 어리석지는 않다고 저는 믿는다"고도 했다. 그러더니 이날 밤에는 공항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활짝 웃으며 촬영한 사진과 함께 "U―20 월드컵 결승전 응원을 위해 폴란드로 출발한다"고 썼다.

안 의원은 지난 4월 민주당 권미혁·남인순·이종걸·이학영·정춘숙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수민, 민주평화당 최경환,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윤지오와 함께하는 의원 모임'을 만들었다. 4월 8일 국회에서 윤씨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고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윤씨의 출판기념회도 적극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그 자리에서 다른 의원들은 "윤씨의 방패막이가 되겠다"며 경쟁적으로 지원을 약속했었다. 안 의원이 "윤씨의 진실을 향한 투쟁이 외롭지 않도록 나서겠다"고 하자 남인순·정춘숙 의원 등은 "증인으로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두 달이 지난 뒤 의원들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남 의원은 14일 본지 통화에서 "일회성 간담회를 한 것뿐이고 안민석 의원실에서 주최해서 저는 윤씨와 관련해선 잘 모른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국회의원은 수사 당국이 아니라서 모든 걸 알 수 없다"며 "안 의원이 돕자고 해서 도운 것"이라고 했다. 권미혁·김수민 의원 등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모임'에 참여했던 의원들에 대해서도 "윤씨가 기고만장하도록 병풍 역할을 했던 의원들이 이제 와서 나 몰라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서 활동했던 박준영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경솔했다. 반성한다' 이렇게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어려운 일인가"라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은 더 엄격한 검증을 해야 하는데 이러고도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나"라고 했다.


조선일보 A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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