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文정부, 촛불정부 아니다" 연가투쟁…보수단체 "전교조 해체" 맞불집회

임수정 기자 김우영 기자
입력 2019.06.12 17:43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 교사들이 12일 서울 도심에서 법외노조 취소를 요구하는 대규모 연가(年暇) 투쟁을 벌였다. 이에 맞서 보수 성향 시민단체는 맞불 집회를 열고 전교조 해체와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전교조 소속 교사 1000여 명은 12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거부 문재인 정부 규탄 교사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교사들은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 취소" "문재인 정부에게 옐로카드" 등이 적힌 피켓을 들어올리며 "7년동안 법외노조였다. 이제 그만 철회하라"고 했다. 전교조는 정부에 결성 30주년인 지난달 28일까지 법외노조 통보 취소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일 오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들이 서울 종로구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법외노조 취소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김우영 기자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않는 문 정부 촛불 정부 아냐"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 해직교사 9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상 노조 아님’(법외노조)을 통보받았다. 현행 교원노조법에 따르면 현직 교원만 조합원 자격이 있다고 명시돼 있다. 법외노조가 되면 단체교섭, 단체행동권 등 노조법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임의단체’가 된다.

전교조는 정부를 상대로 ‘법외노조 통보처분의 취소 소송’을 진행했지만 1·2심 모두 패소했다. 전교조는 2016년 2월 대법원에 상고했고, 3년 넘게 계류 중인 상태다.


김현진 전교조 수석 부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문재인 정부는 3년 차가 됐음에도 정치 논리에 빠져 여전히 전교조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며 "결국 법외 노조 사태는 박근혜 정부 때보다 촛불 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더 길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조치가 국정농단 세력과 사법농단 세력의 합작품인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법외노조 취소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현 정부를 더는 촛불 정부라고 부를 수 없다. 적폐청산으로 답해야 한다"고 했다.

전교조는 이날 정부에 △전교조 법적 지위 회복 △교원 노동권과 정치기본권 확보 △해고자 원직 복직 등 3가지 방안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평일인 수요일 낮에 열려 전교조 교사들은 대부분 연차휴가를 내거나 조퇴를 하고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부에서 지난 7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교원 복무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지만, 현행법상 불법인 연가투쟁에 대한 징계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12일 오전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전교조 연가투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우영 기자
◇ "불법전교조 해체하라"…맞불집회, 행진하는 전교조와 설전
전교조 집회에 앞서 오전에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의 맞불 집회가 열렸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가 수업을 하지 않고 거리에 시위하러 가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수업 공백으로 아이들 학습권이 침해받고 있는데 교육부는 실효성 없는 공문만 내려보내 사실상 연가 투쟁을 허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불법을 용인하고 아이들의 학습권 보호에 미온적인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며 "유 장관을 직무유기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53개 학부모 단체로 구성된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이날 오후 2시 30분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교조 해체를 위한 전국 서명 운동'을 벌였다. 집회 내내 이들은 ‘사회주의 교육 반대한다’ ‘불법전교조 해체하라' 등 글귀가 적힌 팻말을 흔들었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는 "법외노조라고 대법원 판결까지 받은 전교조가 학생들을 학교에 버려두고 교육과 상관없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며 "불법 노조 철회 투쟁은 당장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12일 오후 광화문광장 앞에서 행진하던 전교조 교사들이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김우영 기자
이날 전교조의 청와대 행진과정에서 보수단체와 설전도 오갔다. 오후 3시 20분쯤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아이들이 선생님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학교로 돌아가 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한 이종배 대표는 전교조 교사들을 향해 "선생님들의 과격한 시위를 보고 아이들이 뭘 배우겠습니까. 선생님들은 학교로 돌아가세요"라고 외쳤다.

이에 교사들은 "민주주의를 배운다" "노동3권을 배운다" "민주주의는 집회를 허용한다"고 맞받았다. 일부 교사들은 다른 교사들에게 "무시하라"고 하거나 시끄럽다는 듯이 전교조 측에서 나눠준 호루라기를 불어댔다.

전교조 교사들이 광화문 광장에 이르러서는 맞불 집회 참가자들과 차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설전도 벌였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 측에서 "스스로 노동자라고 칭하는 선생님들은 선생님이 아니다" "불법노조 전교조를 해체하라" "조퇴하고 시위하면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느냐" 등을 외쳤고, 전교조 교사들은 호루라기를 불거나 "웃기고 있네" "자유한국당 해체하라"로 받아쳤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 측 시위 트럭은 효자동 사거리를 거쳐 영춘문 앞까지 전교조를 따라오다 경찰의 출입 통제를 받았다. 이 단체 회원들은 영춘문 앞에서 트럭을 세우고 "전교조가 말하는 참교육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고 자신의 이권을 취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연가 투쟁은 아이들에게 심각한 학습권 침해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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