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아동 체벌, 어떤 경우에도 허용돼선 안 돼

이서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실장
입력 2019.06.12 03:09
이서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실장
정부는 최근 부모가 아이를 혼낼 수 있는 권리(징계권)에서 체벌을 빼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어떠한 이유로든 아이를 때리면 안 된다고 사회적 인식을 바꿔나가겠다는 취지다.

우리 사회에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는 '사랑의 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보건복지부가 2017년 시행한 '아동 학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77%가 체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훈육 시 부모의 감정이 개입되지 않고 체벌을 하느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하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부모들은 체벌이나 협박을 통해 아이의 문제점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두려움과 공포에 싸여 왜 꾸중을 듣고 매를 맞아야 하는지 모르는 아이들은 나중에 똑같은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많다. 부모가 아이들을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보지 않는 게 문제다. 아이들을 부모의 소유물이나 미숙한 존재로 보고, 나아가 부모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존재로 여기는 것이다. 전체 아동 학대의 70~80%는 가해자가 부모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콩나물시루에 물 주는 일과 같다는 말이 있다. 물이 다 흘러내려가 버린 줄 알았는데 매일매일 거르지 않고 물을 주면 콩나물이 무럭무럭 자라듯 보이지 않는 사이에 우리 아이들도 자란다는 것이다. 아이도 나름대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무작정 화를 내고 벌을 주어서는 안 된다. 훈육에 필요해 보이는 경우에도 때리지 말고 어른 스스로 귀감이 되어 아이가 스스로 배우고 깨우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조선일보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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