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성 노조 폭주에 맞선 르노 근로자들을 주목한다

입력 2019.06.07 03:18
르노삼성 노조가 5일 또다시 파업을 선언했다. 이번엔 창업 후 첫 전면 파업이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상당수 노조원이 노조 집행부의 지침을 거부하고 공장 정상 가동에 동참한 것이다. 파업 선언 직후인 5일 야간 근무조 900명 가운데 450여명이 정상 출근해 생산 라인을 지킨 데 이어, 휴일인 6일에도 당초 특근이 예정돼 있던 엔진 생산공장 직원 가운데 두 명을 제외한 전원이 정상 근무를 했다고 한다. 한국 노사 분규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모범적 노사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 작년 11월 '민노총 가입'을 공약으로 내건 강성 집행부가 당선된 이후 최근까지 62차례에 걸쳐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1만4300대 생산 차질을 빚으며 2800억원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르노삼성의 파업이 길어지면 신차의 유럽 수출용 물량 확보가 불가능해지고 그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 협력업체 도산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르노 근로자들이 회사 사정을 도외시하고 파업을 밀어붙이는 강성 노조의 지시를 어기고 근무에 나선 것은 '회사가 있어야 근로자도 있다'는 상식을 따른 것이다.

공장 점거를 일삼던 쌍용차 노조가 2009년 민노총을 탈퇴하고 9년 연속 무분규를 이루자 회사 경영이 회복되면서 수백명 해고자 전원을 모두 복직시켰다. 민노총식 폭력 투쟁은 당장은 돈을 더 받게 해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회사와 근로자 모두를 해치게 된다. 근로자들이 이 당연한 이치를 받아들이면 서로가 사는 노사 관계가 시작될 것이다.
조선일보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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