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 "NO 카드·휴대폰·車"…'오리무중' 국제PJ파 부두목의 진화된 '도피 수법'

권오은 기자 김우영 기자
입력 2019.05.27 16:46 수정 2019.05.27 16:55
경찰 추적 일주일째…국제 PJ파 부두목 ‘오리무중’
2013년에도 5개월가량 경찰 따돌린 ‘전문가'
공범들은 입 닫아…"행방 모른다"
카드·휴대폰도 사용 안 해…승용차 대신 대중교통 이용

50대 부동산업자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호남 지역 최대 조폭 '국제 PJ파'의 부두목 조모(60)씨가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경찰의 추적을 피해 도주 중이다. 경찰은 조씨의 친동생을 비롯해 범행에 가담한 3명을 잡아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 조씨의 행방은 찾지 못하고 있다.

조씨는 2013년에도 납치·폭행 사건으로 5개월가량 도피하다 경찰에 붙잡힌 적이 있다. 경찰 안팎에서 ‘도주 전문가’인 조씨가 과거 도주 전력을 교훈 삼아 더 진화한 방식으로 경찰 추적을 피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조씨는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자가용 대신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나름의 ‘도피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경찰의 조씨 검거 작전이 상당히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은 체포된 공범과 주변인 수사를 통해 주범 조씨를 검거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입 다문 조직원들…휴대전화·신용카드 사용도 無
조씨는 지난 19일 부동산업자 박모(56)씨를 감금·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의 시신은 지난 21일 오후 10시 30분쯤 경기 양주시청 인근의 한 공영주차장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다음 날인 22일 주차장 근처 모텔에서 공범인 김모(65)씨와 홍모(56)씨를 붙잡았고, 조씨의 친동생(58)도 광주광역시 서구의 자택에서 검거했다.

숨진 박씨는 지난 19일 "조씨를 만나러 간다"고 가족에게 전화한 후 연락이 끊겼다. 조씨는 박씨에게 거액의 자금을 투자했으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조씨를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조씨는 범행일로 추정되는 지난 19일 광주광역시 상무지구에서 모습을 보인 뒤 사실상 ‘실종 상태'다.


검거된 공범 김씨와 홍씨는 조씨의 행방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범행 경위에 대해서도 모두 계획된 납치·살해가 아닌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 박씨가 나이도 어린데 반말을 해서 발로 찼더니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범행을 지시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다.

특히 경찰은 조씨가 휴대전화나 신용카드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조씨는 사건 발생 전까지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아예 꺼놓은 상태다. 전화 기록이 없어도, 휴대전화의 전파기록 등을 토대로 경찰이 대략적인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아주 잠깐이라도 휴대전화가 켜지면 즉시 위치 파악을 할 수 있지만 현재는 꺼져 있는 상태"라며 "(조씨가) 도주 경험이 있는 만큼 대포폰 사용 등 다양한 가능성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했다.

24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부동산 업자 납치·살인 사건에 일부 가담한 혐의(감금 등)를 받고 있는 국제PJ파 부두목의 친동생 조모(58)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35일 도주 경험…대중교통 이용 등 더 정교해진 도주 방법
조씨는 2013년에도 135일 동안 경찰의 추적을 피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범서방파 행동대장 출신 고깃집 사장 나모(47)씨를 납치·폭행해 쫓기던 조씨는 대포폰 7대를 돌아가면서 쓰고, 수행원을 수차례 바꿨다. 은신처도 서울 서초구와 관악구, 용산구 등 여러곳을 갈아치우며 수사망을 피해 나갔다. 결국 경찰은 그가 다녔던 도로의 폐쇄회로(CC)TV를 조각조각 모은 끝에 서울 지하철 2호선 대림역 부근에서 조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현재 조씨의 도주 방식은 더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은 조씨가 아예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검거 당시 ‘에쿠스를 타고 다니던 조씨가 얼마 전에 오피러스로 차량을 바꾼 것 같다’는 첩보가 결정적 단서가 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때문에 조씨가 현재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경로마다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대통교통을 이용하는 범인을 추적할 경우 실제 이동 시간보다 5배 넘는 시간이 들기 때문에 사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경찰의 추적을 받는 사람들은 혼선을 주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뱅글뱅글 돌면서 이동한다"며 "한 CCTV 영상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반경 200m 내 CCTV들을 살펴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50대 부동산업자 납치·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경기 양평의 한 주차장에 용의차량을 주차 후 걸어가고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제공
◇공범 등은 ‘영장’…공개수배 전환 가능성은?
현재 조씨는 출국이 금지된 상태다. 경찰은 조씨를 쫓는 한편 공범들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조씨의 동생과 김씨는 각각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홍씨도 조사를 진행한 뒤 혐의점이 특정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조씨를 공개 수배하는 방안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에 대한 혐의가 분명하게 특정되지 않았고, 체포된 인원들에 대한 조사도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공개수사 전환보단 조씨 신병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했다.

헬스조선 상례서비스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