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민노총 시위대 12명 중 11명 풀어준 경찰, 이제와 "엄정대응' 뒷북

박상현 기자
입력 2019.05.27 12:53 수정 2019.05.27 14:38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58·사진)은 최근 발생한 민노총 시위대의 경찰관 폭행 사건과 관련, "불법 시위에 대해 엄정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경찰이 현장에서 연행된 12명 중 11명을 석방했고, 구속영장을 신청한 1명마저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상황이어서 ‘뒷북 엄정 대응 방침’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관 폭행 건, 복면·마스크 쓴 의도적 불법 시위… 폭력 엄중 처벌"
민노총 금속노조 소속 일부 시위대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열린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노조 집회 현장에서 사무소 진입을 막는 경찰관을 폭행해 경찰관 19명이 이가 부러지거나 손목 인대가 늘어나는 등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12명을 체포했지만 11명은 석방됐다. 경찰은 12명 중 A씨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지난 25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지난 22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이 경찰관을 잡아채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원 청장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노조단체의 폭력 시위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큰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폭력 행위를 한 시위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추적해 수사하고, 의도적 폭력시위를 선동한 집행부도 수사를 통해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원 청장은 당시 시위에 대해 "다수의 경찰이 부상당했고, 장비를 빼앗겼다. 복면과 마스크를 쓴 의도적 불법·폭력시위였다"면서 "집회·시위의 자유는 민주사회에서 당연히 보장되고 보호돼야 하지만,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지 폭력 시위로 변질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경찰이 현 정부의 가장 강력한 지지 세력 중 하나로 평가받는 민주노총의 불법 폭력 행위에 대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원 청장이 의례적으로 ‘엄정대응’ 방침을 뒤늦게 밝힌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선 경찰 사이에서도 민노총의 불법 시위에 대한 경찰 대응을 놓고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파출소장은 "경찰들이 시위대에 얻어맞는 일이 하루이틀이냐"며 "원 청장이 ‘엄정대응’을 말했지만, 구속영장마저 기각돼 논란이 일자 의례적으로 한 말인 것 같다"고 했다.

20년 가까이 근무한 한 경찰관은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나섰다가는 징계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부터 든다"며 "동료들 사이에서는 그냥 한 대 맞더라도 참자는 농담을 할 만큼, 공권력이 무너졌다"고 했다. "(불법 시위에 대해) 인권만 있고, 범죄에 대한 필벌(必罰)이 사라지면서 법 집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영장기각’ 승리·유인석 보강수사… "YG 양현석 대표 성접대 의혹은 확인 안 돼"
원 청장은 가수 ‘빅뱅’ 출신 승리(29·본명 이승현)와 동업자 유인석(31) 전 유리홀딩스 대표에 대한 영장기각으로 ‘부실 수사’ 논란이 촉발된 클럽 ‘버닝썬 사태’와 관련해선 "승리와 유인석의 횡령 혐의에 대해 보강 수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일대 클럽과 경찰관 유착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경찰총장’ 윤 모 총경 등에 대해서는 "(윤모 총경을 비롯한) 경찰관 유착 수사는 기한을 정하지 않고 계속 수사할 것"이라며 "사법처리 대상에 들지 않더라도 감찰대상인 자들도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MBC 탐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YG 양현석 대표의 성접대 의혹과 관련한 방송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서울청 관계자는 "아직 확인된 사항은 없으며, 내용을 보고 필요한 부분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원 청장, ‘함바비리 연루’ 적극 부인
원 청장은 2010년 정관계 유력인사에게 뇌물을 준 ‘함바 비리사건’의 브로커 유상봉(73)씨가 '2009년 원 청장에게 뇌물을 줬다'는 취지로 최근 검찰에 진정을 낸 것과 관련해선 "지난주 유씨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했다"며 "검찰에서 신속히 수사해서 불필요한 오해나 억측, 사회적 논란이 없도록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집중 수사 중인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정치권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서는 "총 210GB 분량의 폐쇄회로(CC)TV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 중이며, 영화 1편의 동영상 크기를 통상 2GB로 따지면 영화 100편에 해당한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아울러 원 청장은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직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법 절차대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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