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청래도 작년 TV 나와 "文·트럼프 통화 녹취 입수" 주장

김명지 기자
입력 2019.05.24 17:06 수정 2019.05.24 22:42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전 의원이 지난해 1월 8일 MBN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통화 내용 전체를 입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MBN 방송 화면 캡쳐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한미 정상 통화 내용을 수집해 이를 공개한 것이 형법이 정한 외교상 기밀누설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그런데 민주당 소속 정청래 전 의원이 작년 1월 방송에 나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입수했다며 일부를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랬던 정 전 의원은 강 의원 일이 불거진 직후 TV에 나와 "이번 건은 기밀 누설이고 중대 범죄"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작년 1월8일 종편 MBN의 프로그램 '판도라'에 출연했다. 그는 이 방송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했잖아요"라며 "둘이 통화한 거를 제가 로데이터(raw data·원자료)로 다 받아봤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통화내역이 다?"라고 하자 스마트폰을 들어보이며 "여기 있어요"라고 했다. 그러자 함께 패널로 출연한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놀란 듯 "녹음을 받았다고요?"라고 묻자, "녹음을 받았다는 게 아니라 녹취"라고 했다. 진행자가 "이거 2급 비밀 아니에요"라고 묻자, "있어요, 하여튼"이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이 말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는 작년1월 4일 있었던 전화 통화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원은 당시 방송에서 두 정상의 통화 내용도 일부 설명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전화를 해서 뭐라고 하냐 하면, 완전히 트럼프에 대해서 항상 올려, 칭찬을 해"라며 "(문 대통령이 말하기를)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북한에 강경하게 나온 것이 결국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였는데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서 화해 제스처를 한 것은 오로지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다(라고 했다)"고 했다.

이에 하 의원은 "좀 불안해, 대외비 위반 냄새가 나"란 말도 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는 "그러니까 트럼프가 기분 좋아졌을 거 아냐, 한국 왔을 때 국회 연설한 거 진짜 좋았다. 박수 많이 받았잖아"라며 "그 다음에 문 대통령이 자기 할 얘기 하는거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좀 평창 올림픽 기간에 연기했으면 좋겠다, 막 얘기하니까 트럼프가 금방 들어줘요"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 말 끝에 '나는 문 대통령을 100% 지지한다. 그리고 회담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라고 했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한미 정상 통화 녹취록을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또 당시 방송 화면에는 '이미 청와대에서 언론에 공개한 내용입니다'란 자막도 나갔다.

하지만 방송 4일 전 청와대의 서면 브리핑은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을 요약한 것일 뿐 정 전 의원이 말한 녹취나 로데이터로 보기는 어렵다. 당시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서면 브리핑한 내용을 보면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 중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먼저 제안했다는 내용은 없다. 서면 브리핑에는 '양국 정상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평찰 올림픽 기간 중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라고 돼있다.

정 전 의원이 정말 정상 통화 녹취록의 로데이터를 확보했다면 논란이 될 수도 있다. 민주당 법률위원장 송기헌 의원은 이날 강효상 의원을 고발하면서 "일반적인 공무상 비밀누설죄와 달리 외교상 기밀을 탐지, 수집한 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형법 제113조 제1항과 제2항에 의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은 이번 강 의원 일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23일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해 "이번 건은 기밀 누설이고 중대 범죄"라면서 "해당 업무에 종사한 외교관이 야당 국회의원에게 전달하고 야당 국회의원이 폭로한 것은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진행자가 "원론적으로는 기밀누설이지만, 이 내용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화가 날 일도 없을 것 같다"고 하자 정 전 의원은 "정보라는 것은 정보를 알고 있느냐, 모르고 있느냐도 정보고, 정보를 언제 취득했느냐도 정보"라며 "이 내용 자체를 가지고 미루어 짐작도 할 수 있고, 그래서 이 내용 자체는 기밀 누출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인 미국에서 얼마나 이번 일을 불쾌하게 생각하겠느냐"며 "토 달 필요도 없이 이것은 무조건 잘못한 일이고 이렇게 하는 건 강효상 의원의 참 못된 짓"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전 의원이 지난해 1월 8일 종편 MBN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통화 내용 전체를 입수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진행자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MBN방송 화면 캡쳐
아래는 작년1월8일 MBN '판도라' 방송 녹취 내용

▲정청래: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했잖아요. 둘이 통화한 거를 제가 로데이타를 다 받아봤어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전략적으로...

▲진행자 : 통화내역이 다?

▲정:(본인 휴대폰을 들어보이면서) 여기 있어요.

▲하태경 : 녹음을 받았다고요?

▲정 : 녹음을 받았다는 게 아니라 녹취, 녹취는 받았는데

▲진행자 : 이거 2급비밀 아니에요?

▲정 : 있어요. 하여튼

("이미 청와대에서 언론에 공개한 내용입니다"라는 자막 나옴)

▲정: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를 해서 뭐라고 하냐 하면, 완전히 트럼프에 대해서 항상 올려, 칭잔을 해.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북한에 강경하게 나온 것이 결국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였는데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서 화해 제스쳐를 한 것은 오로지 트럼프 대통령의 공입니다.

▲하 : 혹시 이면 합의 있는 거 아니에요? 좀 불안해. 대외비 위반 냄새가 나.

▲정 : 트럼프가 뭐라고 하냐면, 기분이 좋아졌을 거 아니야. 그러니까 트럼프가 한국 왔을 때 국회 연설한 거 진짜 좋았다. 박수 많이 받았잖아. 그 다음에 문 대통령이 자기 할 얘기 하는거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좀 평창 올림픽 기간에 연기했으면 좋겠다, 막 얘기하니까 트럼프가 금방 들어줘요, 트럼프 대통령은 그 말 끝에 '나는 문 대통령을 100% 지지한다. 그리고 회담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트위터에 썼지. 바보들 회담은 좋은 거야. 그 뒤로 미국의 입장이 싹 다 바뀌었어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아래는 작년 1월4일 청와대의 서면 브리핑 내용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0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대화에 관한 양국간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평창 올림픽이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며 우리는 남북 대화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 북한의 대화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확고하고 강력한 입장을 견지해온 것이 남북대화로 이어지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양국 정상은 평창 올림픽 기간중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양국군이 올림픽의 안전 보장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대화 성사를 평가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 과정에서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알려달라"며 "미국은 100%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 기간에 가족을 포함한 고위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에게 제가 한국 국회에서 연설하게 돼서 큰 영광이었다고 전해달라"며 "제가 한국 국회에서 연설한 것에 대해 굉장히 좋은 코멘트를 많이 들었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2018년 1월 4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윤 영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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