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공장 설비 빼돌려 의류 생산… 남한 기업인들 방문하면 망신당할까 걱정"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윤형준 기자
입력 2019.05.24 03:07

美 자유아시아방송 보도
기업인 방북 승인에 北 침묵 일관… 통일부 "파악 안돼" 사실상 부인

북한이 개성공단의 공장 설비를 무단으로 이전해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부가 승인한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의 한 무역상은 RFA에 "평안북도 동림군을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개성공단 설비를 옮겨 의류를 만들고 있고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외화 수입이 짭짤하다"고 했다. 평안북도 소식통도 "(노동당) 중앙은 앞에서는 개성공단 재개를 촉구하면서 뒤로는 남조선 기업들이 공단에 두고 간 의류와 전자제품을 중국으로 밀수출해 절반 값으로 처분하고 설비까지 무단으로 이전해 외화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남조선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들어온다면 우리가 망신당할 처지"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자산 점검' 명목으로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을 승인했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중단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런 조치에 침묵하고 있다. 정부는 물밑으로 북측과 기업인 방북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묘한 시점에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보도가 나온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현재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개성 지역에 24시간 우리 직원이 체류하고 있다"며 "보도에 나온 동향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통일부는 2017년 같은 매체가 '개성공단 무단 가동설'을 보도했을 때도 "구체적 동향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북한 선전 매체는 "거기서 우리가 무엇을 하든 괴뢰들이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고 했다. 공단 무단 가동 사실을 간접 시인한 것으로 해석됐다.


조선일보 A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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