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졸속 신도시 반발로 총선 비상 걸리자 졸속 세금 퍼붓기

입력 2019.05.24 03:19
정부가 졸속 발표한 3기 신도시 때문에 기존 일산 지역 신도시 주민들 반발이 거세지자 이들을 달래겠다고 국토교통부 장관이 또다시 세금 퍼붓는 대책을 발표했다. 다급한 표정이 그대로 읽힐 정도다. 정부는 광역철도 공사를 2023년 말까지 완공하고 1조원이 들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철 연장도 추진하겠다고 한다. 워낙 반발이 커 급히 내놓은 대책이니 졸속일 수밖에 없다. 졸속 신도시의 대책이 또 졸속이다. 광역철도는 10여 년간 표류하다 겨우 진행되는 사업이다. 작년 말 조기 착공식을 해놓고도 5개월 지나도록 첫 삽도 못 떴다. 어떤 마술로 아직 시작도 못한 철도 난공사를 공기를 단축해 4년여 만에 완공하겠다는 건지 구체 방안은 언급조차 없었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인천지하철 2호선을 일산까지 연장하겠다는 계획은 불과 2주일 전 3기 신도시를 발표할 때도 없던 대책이었다. 기본 승객 수요 파악이나 타당성 조사 등의 절차도 없이 1조원 규모 사업을 국토부 장관이 발표했다. 구멍가게보다 더 주먹구구 식이다.

경기도 일산 지역은 국회의원 선거구가 4개나 되고 모두 여권이 석권하고 있다. 그중 한 명이 국토부 장관이고, 교육부총리와 정의당 전 대표도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일산과 서울 중간에 신도시를 짓겠다고 하자 분노하고 있다. 그동안에도 상대적으로 피해를 봐왔다는 민심에 불을 지른 것이다. 주민이 반발해도 선거만 없었으면 나 몰라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년 총선이 눈앞인 지금은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대책'이라고 내던지듯 하고 있다. 이것으로 부족하면 앞으로 더 황당한 약속이 남발될 것이다. 보이는 거라곤 선거와 표밖에 없다.
조선일보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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