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외면한 채… 조선일보 흠집내기 올인하다 13개월 허송

윤주헌 기자 이정구 기자
입력 2019.05.20 22:00 수정 2019.05.21 15:49

['장자연 사건' 과거사위 발표]
과거사위가 배포한 보도자료 26쪽 중 14쪽이 조선일보 관련
접대받은 前관료·골프여행 간 기업인 등 16명 조사 내용 없어

검찰 과거사위가 20일 배포한 ‘장자연 사건’ 조사·심의 결과 보도 자료는 26쪽이다. 이 중 조선일보 관련 내용만 14쪽(53%)에 달한다. 반면 장씨로부터 실제 접대받았다는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던 사람들이나 장씨 계좌로 거액을 입금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 결과는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4월부터 13개월간 이 사건을 조사했지만 조선일보 관련 의혹 제기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중요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검경은 2009년 실제로 장씨의 접대를 받거나 돈을 준 사람들을 확인했다. 당시 경찰이 발표한 수사 대상자는 20명이다. 이 중 접대 혐의를 받은 사람은 16명이다. 장씨 계좌에 거액을 입금한 사람도 20여 명에 달한다. 장씨 소속사 VIP룸에서 정기적으로 만찬을 한 금융사 대표, 금융사 임원, 장씨와 골프 여행을 함께 간 중견기업 회장, MBC 출신 PD 등이다. 이 중 장씨와 가장 접촉이 많았던 이는 금융사 대표다. 그는 2008년 8월 장씨 소속사 대표인 김종승씨 생일 파티 술자리 등에서 장씨를 만났다. 알려진 것만 수차례에 달한다. 그런데 대검 진상조사단은 그를 한 차례만 조사했다. 그는 본지 통화에서 “조사받을 때 장씨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만 조사단이 물었다”고 했다. 성추행 사건 관련자는 한때 조선일보에 재직했으나 일찍 퇴사하고 장자연 사건 당시 금융회사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장씨의 접대 장소에서 그와 함께 어울린 사람들도 금융회사 관계자들이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이 사건을 다루면서 줄곧 그를 ‘전직 조선일보 기자’라고 표현했다.

사건 당시 연예계에서 실력자로 통했던 MBC 출신 PD에 대한 수사도 사실상 없었다. 2009년 경찰 수사에서 그는 2008년 5월 장씨와 함께 태국에 골프 여행을 간 것으로 밝혀졌다. 그해 7월엔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장씨와 식사하고 노래방에 가 술을 마시기도 했다. 장씨가 이른바 ‘장자연 문건’을 들고 만나기로 되어 있던 사람도 그다. 그런데 조사단은 약식 조사에 그쳤다. 그는 본지 통화에서 “조사단에 나가지는 않았고 검사가 전화로만 물었다”면서 “이미숙이 장씨 문건으로 나에게 전화했었는지만 묻더라”고 했다.

조사단은 장씨 계좌로 거액을 입금한 20여명에 대한 결과도 내놓지 않았다. 장씨와 함께 필리핀 여행을 다녀오고 100만원짜리 수표 10장을 건넨 것으로 드러난 중견기업 회장은 2009년 경찰 조사에서 “김밥값”이라고 했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들도 “상식적으로 납득가지 않은 해명”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조사단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진상 조사를 하지 않았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조사에 협조적이었던) 일부만 조사했다”고 말했다.

물론 장씨와 술자리를 가졌다고, 여행을 갔다고, 돈을 보냈다고 재조사를 받고 처벌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 가운데에도 단지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성접대를 받았다는 오해를 받은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검찰 과거사위가 10년 전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재조사했다면 적어도 관련자 조사와 결과 발표에 차별을 두지 말았어야 했다.

온통 초점이 조선일보에만 맞춰지면서 조사도 무리한 방향으로 진행됐다. 조사단이 “장자연의 통화 내역이 사라졌다”는 주장까지 펼친 것이다. 조선일보가 검경을 압박해 조선일보 관계자와 장자연씨의 통화 내역을 빼냈다는 일부 인사의 황당한 주장도 과거사위 관계자를 통해 언론에 보도됐다. 조선일보에 적대적이던 전 스포츠조선 하모 사장의 발언이었다. 과거사위는 결국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하씨의 진술 외에 추가 진술이나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스스로 유일한 증언자라고 주장한 윤지오씨를 캐나다에서 데려오는 과정도 무리의 연속이었다. 윤씨는 처음 조사단에 “당시 상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조사단은 읍소하다시피 해 윤씨를 한국으로 데려왔다. 윤씨는 근거 없는 장자연 리스트 주장과 성폭행 의혹 주장을 펼치면 매스컴의 주목을 받다가 캐나다로 돌아갔다. 과거사위는 윤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

조선일보 A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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