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前국정원장 "日과 긴장 해소하는 게 국익에 도움"

손덕호 기자
입력 2019.05.20 15:47 수정 2019.05.20 16:02
"文대통령, 위안부·강제징용 있어 日과 긴장 해소 못한다고 해"
"두 장애물 못 넘으면 한일 관계 영원히 멈춰…다른 길로 가야"
황쭌셴 '조선책략' 언급하며 "親미국, 結일본, 聯중국 해야"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은 20일 "한·일 간 교착상태가 오래 가서는 안 된다"며 "레이와(令和·일본의 새 연호) 시대를 맞아 '뉴 파트너십'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를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전 원장은 국회의원 연구단체 '동북아 공존과 경제협력 연구모임(공동대표 민주당 김부겸·김태년 의원)'의 주최로 이날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新)동북아 정세 속의 바람직한 한일관계' 강연에서 "일본과의 긴장 분위기를 해소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동북아 공존과 경제협력 연구모임 주최로 열린 초청 강연회에서 '신 동북아 정세 속의 바람직한 한·일 관계'란 주재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원장은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사회원로들과의 오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최근 사회 원로와 문 대통령 간 오찬에서도 이렇게 말했더니, 문 대통령이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가 걸려있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이 전 원장은 "그 두 장애물을 못 넘으면 (양국 관계가) 영원히 멈춰 있을 수밖에 없다. 일단 장애물을 두고 다른 길로, 즉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이 전 원장은 양국 정부와 민간이 참여하는 '2대(對)2' 타협 또는, 한국 정부와 양국 민간이 참여하는 '2대1' 타협 방식을 제시했다. 그는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는 우리끼리 생각하지 말고 글로벌화시켜야 한다"며 "한국과 중국은 물론 네덜란드에 걸쳐 피해자들이 있는 만큼, 국제적으로 전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해 이 전 원장은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시기"라고 했다. 이어 "정부도 무엇인가를 하고 있겠지만, 국회가 여야를 초월해 초당적인 대일 외교를 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일본에 쳐들어가서 일본 의원들과 이야기를 하며 한일관계를 푸는 데 도움을 주시라"고 했다.

현 시점에서 바람직한 외교 전략에 대해선 19세기 말 일본 주재 청나라 공사관의 참사관으로 있던 황쭌셴(黃遵憲)이 1880년에 쓴 '사의조선책략(私擬朝鮮策略)을 인용하며, 한미관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조선책략에 나오는 '친(親)중국, 결(結)일본, 연(聯)미국' 구조를, '친(親)미국, 결(結)일본, 연(聯)중국'으로 우선 순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대해선 "아베 총리는 한·일 외교 갈등 격화가 자기에게 불리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국내 정치 이용을 위해 한국과의 갈등 격화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덩달아 한일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을 만들어 준다면, 아베 총리는 오히려 '좋다', '환영하는 바'라고 할 것"이라며 "일본에 한국과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고 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의 방한을 추진하는 것이 어떠냐는 민주당 백재현 의원의 물음에는 "아키히토 전 일왕이 한번 한국에 오도록 만드는 것도 한일관계 개선의 방법으로 찬성한다"면서도 "지금 분위기로서는 아키히토 전 일왕의 방한은 어렵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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