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죄…與 속내복잡, 친문 지지자는 "李규탄" 시위

이슬기 기자
입력 2019.05.16 17:34 수정 2019.05.16 22:10
李, 정치적 족쇄 벗고 非文 유력 대선주자군으로 부상할 듯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1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자 더불어민주당은 "재판부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무죄를 선고받은 데 대한 반응치곤 지나치게 원론적이었다. 당 일각에선 친문(親文) 지지자들과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이 지사가 정치적으로 기사회생하자 복잡한 기류도 읽혔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이 지사 무죄 선고에 대한 논평에서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버스 대책 마련, 일자리 문제 해소, 서민주거 안정, 청년 기본소득 강화 등 산적한 경기도정에 보다 집중할 수 있기를 바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지사의 도정활동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브리핑 후 이 지사의 정지된 당원권 회복 여부에 대해 "정무적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오늘 1심 결과가 나왔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또 "당원권 정지는 이 지사 본인의 의사에 따라서 유보한 것이기 때문에, 당원권 회복은 먼저 자신의 의사에 따라 판단이 돼야 한다"고 했다. 당원권 정지를 풀어주는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이날 이 지사 무죄 선고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여권 주류 입장에선 상당히 부담스러운 변수를 맞게 됐다"는 말이 나왔다. 이 지사는 지난 대선 경선 때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하면서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아왔다. 이번 재판의 발단이 된 것도 문 대통령을 비난하는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건이었다. 친문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 이 지사의 아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결국 경찰과 검찰의 수사까지 진행됐다. 검찰이 결국 이 지사 아내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 특혜 입사 의혹 논란까지 다시 거론되면서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말이 나왔다.

그런 이 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기사회생한 만큼 친문 주류 진영에선 속내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친문계 당원들은 이 지사의 1심 선고 공판이 진행된 수원지법 앞에 모여 무죄 선고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 측 지지자들과 충돌도 빚었다. 친문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선 '음모론'까지 돌았다. 법원이 김경수 경남지사에 유죄를 선고해 구속기소한 반면, 이 지사에는 무죄를 선고해 여권 내 분열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지사 관련 현안이 터질 때마다 당원들로부터 항의문자나 전화가 쏟아진다"며 "2심에서 원래대로 무죄가 나오든, 결과가 뒤집히든 시끄러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당이 원론적인 말 외에 무슨 말을 하겠나"라며 "이 지사에 대한 일부 당원들의 반감은 '민주당 지지자'인가 아닌가를 뛰어넘는 정도다. 당도 그런 상황을 알고 있어서 어떤 입장을 말하든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날 무죄 선고 직후 지지자들에게 "지금까지 먼 길 함께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서로 손잡고 큰길로 함께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이 지사가 무죄 선고를 계기로 정치적 족쇄가 풀렸다고 보고 차기 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는 것"이란 말이 나왔다. 실제 현 여권 내 차기 대선후보군 가운데 이 지사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비문(非文) 주자가 없다. 더군다나 이 지사가 사실상 자기 힘으로 검·경 수사를 뚫고 무죄 선고를 받아낸 만큼 당내 중도·비주류 진영의 대표 주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비문계 의원은 "이 지사가 이번 사건을 거치면서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던 네거티브 이슈를 털어낸 측면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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