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를 들었다 놨다… "저도 트로트 興에 푹 빠졌어요"

신동흔 기자
입력 2019.05.16 03:14

미스트롯 '국민 MC' 김성주… 긴장감 넘치는 진행, 시청률 견인

"아~ 웬일입니까. 조영수씨와 장윤정씨 의견이 다릅니다. 이무송씨와 노사연씨 의견도 다릅니다!"

지난 3월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송가인과 홍자가 처음으로 정면 승부를 펼치던 날 '1대1 데스 매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진행자 김성주(47)는 한껏 긴장을 끌어올렸다. 경연 프로그램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아슬아슬한 순간. 시청자들은 MC의 입만 쳐다보며 마음을 한껏 졸여야 했다.

최고 시청률 18.1%를 기록하며 종편 예능의 역사를 새롭게 쓴 '미스트롯'의 대흥행엔 시청자와 방청석을 들었다 놨다 한 진행자의 공도 컸다. '슈퍼스타K' '복면가왕' 등 서바이벌 음악 프로를 도맡아온 솜씨가 이번에도 진가를 발휘했다.

종편 예능사를 새로 쓴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에서 진행을 맡았던 김성주는 “가식 없는 승부의 세계를 전하는 것에 보람과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조인원 기자

지난 14일 오전 미스트롯 특별판 녹음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요즘 식당이나 거리에서 '미스트롯 방송 잘 봤다'며 인사 건네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보는 이의 가슴을 쥐락펴락하는 진행 솜씨는 김성주의 전매특허. 그는 "축구 같은 스포츠 중계를 하면서 몸에 익힌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 중계는 단순히 누가 이기고 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승부를 해석하고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작업이거든요. 경연 프로는 예능이지만, 승부가 있고 스토리가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 중계와 통하지요." 그는 MBC 아나운서 시절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방송을 통해 국내 최고의 스포츠 캐스터로 이름을 날렸다.

처음 '미스트롯' MC 제안을 받았을 땐 '과연 될까?'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무대를 방송의 중심에 놓겠다'는 제작진 의지에 성공을 예감했다. 무대 뒤 숙소나 연습 과정에서 벌어지는 참가자들의 에피소드를 부각시켜온 기존 프로와 달리 무대가 중심에 놓이면 노래 대결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물론 경연 프로 진행이 쉬운 것은 아니다. 대본에 나와 있는 거라곤 다음 순서, 다음 곡밖에 없는 상황에서 참가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스토리를 엮어내는 건 오롯이 진행자 몫. 마지막 회에서도 정미애와 송가인의 2차전 대결에서 표차가 20여 표에 불과한 것을 간파한 그는 "투표 결과에 따라 누가 우승자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긴장의 고삐를 당겼다. "순간 카메라에 잡힌 관객들의 긴박한 표정이 결코 그냥 나온 게 아니랍니다, 하하." '미스트롯'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는 진행자로서 최대한 공정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팬들마다 지지하는 가수가 다른데, 제가 특정 후보를 좋아한다는 인상을 주면 안 되니 PD에게 그런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장면은 편집해달라고 부탁했지요."

MC 경력 20년의 김성주가 원칙으로 삼는 건 '방송에서 모두가 튀려 할 때 진행자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 "일단 카메라 불이 들어오면 제작진의 마음으로 이끌어 가야지, 자기가 튀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또한 스포츠 중계를 하던 시절부터 익힌 기본기. "해설자가 있는데 캐스터가 다 말해버리면 안 되잖아요. 자기가 알아도 시청자들은 해설자 입을 통해 듣게 하는 것이 좋은 중계입니다." 김성주는 "'미스트롯'을 진행하면서 왜 어머니 아버지들이 그토록 트로트를 좋아하고 흥얼거리셨는지 비로소 알게 됐다"고도 했다. "촌스럽고 한물간 노래가 아니었어요. 한(恨)과 흥(興)이 한데 버무려진 저잣거리의 예술이랄까. 그걸 만끽할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소득입니다."


조선일보 A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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