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잦았으면… 日 자민당 失言방지 매뉴얼 배포

도쿄=이하원 특파원
입력 2019.05.16 03:01

중진의원들 잇단 설화로 곤욕… 유사 사태 재발 막기 위해 참의원 선거 출마 예정자에 보내

최근 중진 의원들의 잇따른 실언(失言)으로 곤욕을 치른 일본 자민당이 유사한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었다. 자민당 유세(遊說)국이 '실언과 오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A4 용지 한 장에 요약해 소속 의원과 7월 참의원 선거 출마 예정자들에게 보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자민당 매뉴얼은 서두에 "(정치인) 발언은 (언론이 문제 되는 부분을) '도려낸다'는 것을 의식하라"고 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쉼표가 계속되며 질질 끄는 표현을 삼가며 짧은 문장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매뉴얼은 특히 기사 제목으로 뽑혔을 때 논란이 되기 쉬운 5가지 사안에 주의하라고 했다. ①역사 인식과 정치 신조에 관한 견해 ②성(性), LGBT(동성애·양성애·트랜스젠더)에 대한 견해 ③사고나 재해에 관해 배려가 부족한 발언 ④병이나 고령(高齡)에 관한 발언 ⑤잡담하는 듯한 말투. 이 중에서도 '역사 인식'은 문제가 생길 경우, "사죄도 안 되고, 장기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각별히 주의할 것을 요망했다. '사회적 약자'나 '피해자'를 만날 때는 이들을 한층 더 배려하라고도 했다.

자민당 지도부가 이런 매뉴얼까지 만들어 배포해야 할 정도로 지난달에 소속 의원들의 실언이 잇달았다. 사쿠라다 요시타카(櫻田義孝) 올림픽 담당상은 동료 의원 지지 집회에서 "(2011년)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의 복구보다 정치인이 더 중요하다"는 발언을 해 사임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6개의 금메달을 딴 수영 스타 이케에 리카코(池江璃花子)의 백혈병 투병 소식에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 기대했는데 정말 실망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달 쓰카다 이치로(塚田一郞) 국토교통성 부대신은 아베 신조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의 지역구가 있는 혼슈(本州)와 규슈(九州)를 잇는 도로 사업과 관련, "두 사람은 말 못 하니 내가 알아서 가능하게 했다"는 발언을 해 경질됐다. 지난해에는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가토 간지 의원이 "여성은 아이를 세 명은 낳아야 한다"고 연속적으로 발언해 여성계의 반발을 초래했다.

자민당뿐만 아니라 일본의 다른 정당들도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소속 의원들의 실언이나 망언 사태가 나오지 않도록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유신회는 당 소속의 마루야마 호다카 의원이 "전쟁을 하지 않으면 북방 영토를 찾을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크게 물의를 빚자 즉각 그를 제명했다.


조선일보 A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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