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재즈 뮤지션이 뭉쳤다 "평균 41.5세… 우리가 진짜 중고신인"

김수경 기자
입력 2019.05.16 03:01 수정 2019.05.16 05:01

신박서클

평균 연령 41.5세, 뮤지션으로 활동한 기간을 모두 합해 80년쯤 되는 베테랑 뮤지션들이 '신인'으로 뭉쳤다. 재즈 색소폰 연주자 신현필(40), 가야금 박경소(39), 베이스 서영도(50), 드럼 크리스티안 모란(36). 밴드 이름이 '신박서클'이다. 한국인 멤버의 성(姓) '신' '박' '서'에 크리스티안의 '클'을 합쳐 지었다. 이들은 오는 25일 서울 홍대 소극장 벨로주에서 새 앨범 '토폴로지(Topology)' 공연으로 데뷔한다.

각자 자신의 밴드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새 밴드를 결성한 이유는 가야금의 매력 때문이었다. 재작년 한 공연에서 박경소와 호흡을 맞춘 신현필이 먼저 나섰다. 자신의 미국 버클리 음대 동기 드러머 크리스티안과 전방위 베이시스트 서영도를 끌어들였다. 서영도는 "이게 바로 진정한 의미의 중고 신인"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재즈 밴드 ‘신박서클’. 왼쪽부터 드럼 크리스티안 모란, 색소폰 신현필, 가야금 박경소, 베이스 서영도. /고운호 기자

신박서클의 악기 구성도 여느 밴드와 살짝 다르다. 가야금과 서양 악기가 협연한 경우는 많았다. 피아노 같은 화성 악기와 합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밴드엔 화성 악기 대신 가야금과 비슷하게 줄을 튕겨 소리를 내는 베이스가 포함됐다. 서영도는 "기타나 가야금 같은 발현 악기를 건반이 감싸주는 게 대부분인데 우리는 짜장면과 짬뽕 대신 짜장면과 짜장밥을 시킨 느낌"이라면서도 "다행히 가야금과 베이스의 음역대가 조금 다르고 더 나은 음색을 상의해 조율했다"고 말했다.

신현필은 이번 앨범에 대해 "굳이 장르를 분류하자면 크로스오버나 월드뮤직이랄까, 재즈는 10%뿐인 것 같다"고 했다. 수록된 11곡은 각자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박경소의 곡은 국악 같은 리듬이 들렸고 크리스티안의 곡은 비교적 클래식에 가까웠다. 특히 신현필이 작곡한 'Eastern Song'은 가야금과 색소폰 음색을 조합해 발리에서 느낄 수 있는 이국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곡마다 작곡가는 한 사람이지만 각 멤버의 취향을 덧입혔다. 한 사람이 기본 틀을 잡아오면 넷이 모여 합주를 하면서 곡을 만들어 갔다. 크리스티안은 "외국인 관점에서 보면 국악은 흥미로운 리듬과 소리를 가진 하나의 음악"이라며 "동양 음악에 워낙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시도했던 것이 국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공통점은 기름을 쫙 뺀 것처럼 담백하다는 것. 가야금의 공기 울림과 색소폰이 내는 옅은 숨소리에서 여백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공연 문의 (02)332-3658


조선일보 A25면
네이버구독하기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