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경제 성공 중" 다음 날 19년 만의 최악 실업률

입력 2019.05.16 03:20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고 말한 다음 날 4월 실업률이 19년 만의 최고인 4.4%로 발표됐다. 실업자 수(124만명) 역시 2000년 이후 최고치이고, 청년층 체감 실업률(25.2%)은 통계 작성 후 최악이었다. 일주일 전 취임 2주년 대담에서 문 대통령은 "청년 실업률이 아주 낮아졌다"고 했지만 청년 4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자다. 문 대통령은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고도 했지만 제조업 등의 양질 일자리는 대폭 줄어든 반면 질 낮은 초단기·노인 일자리만 늘어났다. 대통령이 사실과 반대인 엉터리를 말하는 게 이제 별다른 얘깃거리도 아니다.

일자리 상황은 지난 1년여 동안 똑같은 패턴을 그리고 있다. 전달 보도에 숫자만 갈아 끼워도 될 정도다. 가장 중요한 30·40대 일자리가 4월 중 28만개 사라지며 19개월 연속 감소했다. 제조업 일자리도 5만개 줄어 1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진 공백을 세금으로 만든 노인 용돈 벌이나 공공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메웠다. 60세 이상 일자리는 무려 33만개 늘었고, 주당 17시간 이하 단기 일자리는 36만개 증가해 통계 작성 이후 최고였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아예 구직을 중단한 '취업 포기자'도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세금 퍼붓기 덕에 올 2~3월 20만명대로 늘었던 신규 취업자마저 4월엔 17만명 증가에 그쳤다.

그런데도 경제부총리는 "취업자 수가 3개월 연속 목표치인 15만명을 상회했다"며 또 자화자찬을 했다. 2010년 이후 신규 취업자 수는 매년 30만~40만명씩 늘었고, 이 정부가 출범하던 2017년에도 31만명 넘게 증가했다. 그러다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린 2018년에 신규 취업자가 9만7000명으로 뚝 떨어졌고, 2년간 77조원의 세금을 퍼붓고도 여전히 20만명 언저리에서 허덕인다. '일자리 정부'가 아니라 '일자리 반 토막 정부'가 됐다. 그나마 늘어난 고용은 대학 강의실 전등 끄기, 노인 휴지 줍기처럼 일자리라고도 할 수 없는 가짜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이런 참담한 고용 실적 앞에서도 경제부총리는 제 자랑을 하고, 그로부터 보고를 받는 대통령은 "성공으로 가고 있다"는 이상한 말을 한다.

미국은 실업률이 거의 50년 만의 최저로 내려가는 고용 호황이다. 영국의 1분기 실업률은 45년 만의 최저, 독일의 4월 실업률은 1990년 통일 이후 최저였다. 일본은 기업들이 구인난을 호소할 정도로 완전 고용 상태다. 우리만 갈수록 고용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은 정책 오류의 결과다. 최저임금 29% 인상, 근로시간 축소 등 비용만 늘리는 정책 처방으로 경제 활력을 죽이고 일자리를 없앴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기업과 자영업자·소상공인이 고비용 부담에 기진맥진하는데 어떻게 일자리가 생기겠는가. 잘못된 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일자리 대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조선일보 A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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