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선거 개입 혐의’ 강신명 前경찰청장 구속…이철성은 기각

오경묵 기자 박소정 기자
입력 2019.05.15 22:45 수정 2019.05.15 23:11
강신명(왼쪽)·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15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서울중앙지법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15일 밤 구속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을 동원해 정치에 개입했다는 혐의다. 강 전 청장 재직 당시 경찰청 차장이었던 이철성 전 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강 전 청장의 구속은 향후 검경 수사권 조정안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전직 경찰총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밤 강 전 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부장판사는 "강 전 청장이 영장청구서에 기재된 혐의와 관련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 등과 같은 구속 사유도 인정된다"고 발부 이유를 밝혔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전 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박화진 경찰청 외사국장과 김상운 전 경북지방경찰청장도 구속을 면했다. 신 부장판사는 이 전 청장 등 3명에 대해서는 "사안의 성격과 피의자의 지위 및 관여 정도, 수사 진행 경과, 관련자 진술 및 문건 등 증거자료의 확보 정도 등에 비춰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지난 10일 이들 4명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대 출신의 첫 경찰 총수인 강 전 청장은 2012년 5월부터 10월까지 경찰청 정보국장, 2013년 2월부터 12월까지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으로 일했고 이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거쳐 2014년 8월부터 2016년 8월까지 경찰청장을 역임했다. 이 전 청장은 2013년 4월부터 12월까지 경찰청 정보국장, 2014년 8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치안비서관으로 근무한 뒤 2015년 12월부터 2016년 8월 경찰청 차장으로 근무했다. 2016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경찰청장을 지냈다. 순경 출신이 경찰 총수에 올라 ‘신화’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6년 4월 치러진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보경찰이 지역 여론과 선거 전략을 담은 문건을 만들게 하는 등 불법으로 정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청와대 지시를 받고 이른바 친박(親朴) 인사들의 당선을 위해 '선거컨설팅' 문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시 강 전 청장이 경찰청장이었고, 이 전 청장은 경찰청 차장이었다. 강 전 청장과 이 전 청장은 각각 2012년과 2013년 경찰청 정보국장으로 근무할 때 정보경찰이 진보 성향의 인사를 사찰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경찰청 정보국을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지난달 말에는 20대 총선 전후로 경찰청 정보심의관,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각각 근무하던 박기호 경찰인재개발원장(치안감)과 정창배 중앙경찰학교장(치안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두 치안감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후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단계를 건너 뛰고 곧장 '윗선' 수사에 착수했다. 법원이 두 치안감의 영장 기각 사유로 "가담 경위나 정도에 참작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강 전 청장을 지난달 21일과 이달 8일 두 차례에 걸쳐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청장도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청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선거정보를 수집해 보고했다는 기초적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청와대가 지시한 대로 정보를 만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강 전 청장의 영장을 발부한 데는 당시 경찰총수로서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의식해 전직 경찰청장 2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수사권 조정안의 국회 논의를 앞두고 정보경찰의 부작용을 부각하려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정보와 수사 기능을 모두 갖춘 '공룡 경찰'이 탄생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무원의 조직적 선거 개입은 민주사회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중대 범죄여서 국가에 헌신한 대상자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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