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 前 부사장 “열정보다 성장잠재력이 성공 키워드”

안상희 기자
입력 2019.05.15 19:12
"창업자의 열정보다 성장잠재력이 스타트업의 성공을 좌우합니다. 성장 잠재력을 알기 위해 최소 1~2년 창업자를 알아간 후 투자를 결정하죠."

바이두 전 부사장이자 기술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및 M&A) 투자 펀드 듀오 캐피탈(Duo Capital) 의 제임스 루 회장 겸 파운딩 파트너는 15일 서울 장충동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투자 기업을 선정할 때 창업자가 무작정 열정만 높은게 아니라 성장잠재력이 있는 지를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1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참석한 제임스 루(James Lu) 듀오 캐피탈 회장이자 전 바이두 부사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베이징·홍콩·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듀오 캐피탈은 기술 부문에서 성장하는 기업을 사거나 지분투자로 경영권을 인수한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기업의 전략적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해 조언해주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와도 연을 맺고 있다. 현재는 카카오가 블록체인 기술을 신사업에 적용하는 전략적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루 회장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파트너들과 함께 20개 넘는 회사에 약 10억달러(1조1896억원)를 투자해 50억달러(5조 9480억원)의 수익을 냈다. 수익 중 30억달러(3조5688억원)는 주식가치로 남아있으며 20억달러(2조3792억원)는 현금화됐다. 투자한 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모두 합치면 1000억달러(118조9000억원)가량 된다.

루 회장은 창업자의 성장잠재력을 보는 방식에 대해 "시간만이 그 사람이 진정 어떤사람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가령 창업자가 1년전에 말한 계획을 시간이 지난 후 실행하고 있는지를 본다. 그는 "스타트업 회사가 번 돈으로 창업자가 자신의 연봉을 올리고 법인용으로 좋은차를 뽑기보다 이를 회사에 재투자하는 지를 주목해야 한다"고며 "이는 오래 알고 지낸 창업주여야만 알 수 있다"고 했다.

루 회장은 기술전문가로서 초기 스타트업부터 1조 달러 규모의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의 회사에서 오랜 운영과 투자 경험이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를 거쳐 바이두(2015~2017년)와 아마존(2011~2015년)의 부사장을 지내며 고위 기술 임원으로 활동했다. 루 회장은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전기공학과 컴퓨터 공학 학위를 최우수로 수료했으며(Summa Cum Laude)한 후 미 국립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린(Yoolin)을 창업해 이를 잔주오닷컴(Zhanzuo.com)에 매각하고 뉴욕 주식 거래소에 상장될 정도로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교육 회사로 성장한 ‘체그닷컴(chegg.com)' 초기 설립에 참여하기도 했다.

제임스 루(James Lu) 듀오 캐피탈 회장.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루 회장은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이 무엇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를 아는게 비결"이라며 "너무 공부만 하지 말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점 3.8과 4점이 인생을 크게 좌우하지 않는다"고 했다.

혁신을 추구하는 대기업에는 "실패해도 새로운 사업을 해야하며 기업 규모만큼 투자 금액도 커야 회사가 규모있는 성장(size up)을 할 수 있다"며 "금융 조달에 있어서도 돈만 빌려주는 은행을 활용하기보다 듀오캐피탈 같은 전략적 파트너를 활용해 창조적으로 신사업에 공동으로 투자한 후 지분을 되사는 방식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루 회장은 아마존에서 일할 당시 제프 베조스 아마존(CEO)는 이를 매우 잘 하는 경영자라고 했다.

한국도 창업 열풍이 불고 있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니콘 기업은 없다. 루 회장은 "언어도, 작은 인구 문제도 아닌 실패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시아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가 유니콘 기업 탄생을 막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에서는 창업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오히려 좋은 창업자로 보는데 한국에서는 실패한 창업자는 낙오자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루 회장은 "한국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많고 삼성, 현대, CJ, GS 등 글로벌 사업을 하는 회사도 많아 잠재력이 크다"며 "며 "낮은 경제성장률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기회가 많은 중국, 동아시아 등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기술전문가인 그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기술은 인공지능(AI)이다. 루 회장은 "20년전에는 기술이 사람을 대신하는 방해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AI는 소매, 커머스 등 전통산업을 포함한 모든 산업에 융합되어 큰 기회를 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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